이통 3사 영업정지… “4조원이 사라진다” 스마트폰 생태계 ‘비상’

입력 2014-03-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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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이란 만성 감기를 치료한다며 해열제를 투여했지만, 오히려 폐렴으로 악화시킨 격입니다.” 한 스마트폰 제조사 고위 관계자의 푸념이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의 이동통신 3사 영업정지 조치로 인해 스마트폰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4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갈 판이다. 정작 미래부의 제재를 받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오히려 마케팅 비용 절감이란 긍적적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 스마트폰 제조사와 영세 판매점만 직격탄을 맞았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 영업정지로 인해 두 달 동안 약 2조원 가량의 제조사 스마트폰 매출이 사라지게 됐다. 이통 3사의 영업정지 기간은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모두 68일로 두 달이 넘는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이통 3사 중 차례로 한 곳씩만 영업할 수 있다. 두 달 동안 스마트폰 판매량이 기존의 3분의 1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현재 매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이통 3사를 합해 약 150만~180만대 수준. 결국 두 달 동안 200만~24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대당 판매가를 80만원으로 계산하면, 1조6000억~2조원의 스마트폰 매출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대한민국 GDP(약 1200조)의 0.2%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스마트폰 판매점, 액세서리 제조업체 등 관련 업종이 입는 피해를 합하면 그 액수는 더 커진다. 휴대폰 대리점 및 판매점 상인들 연합체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영업정지 중 발생하는 고정비, 월세와 관리비, 인건비 등을 합치면 전국 5만개 매장에서 월 1조1000억~2조5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4조원이 넘는 돈이 날아가게 된 것.

문제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워크아웃에 돌입한 팬택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팬택은 지난해 박병엽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흑자 구조로 돌릴 수 있는 스마트폰 월 판매량 20만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통사 영업정지 여파로 다시 7∼8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 팬택은 국내 시장에 거의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어서 해외 판매 비중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올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LG전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시장에 전략 제품 ‘G프로 2’를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 뼈아프다. 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팔리는 국내 시장 판매량 저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야심차게 준비한 ‘갤럭시S5’의 출시를 앞두고 이통3사 영업정지라는 변수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이통사 영업정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아직 갤럭시S5의 출시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 한 관계자는 “이번 영업정지 조치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를 죽일 수 있는 조치”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통협회 관계자도 “청년 근로자 20만명의 고용이 흔들리고 중소 액세서리 업체의 연쇄도산과 소상인 파산까지 유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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