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샌드위치 패널', 폭설·화재엔 종잇장

입력 2014-02-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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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적고 단열성 좋아 선호…1999년 화성 씨랜드 등 화재땐 대형참사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사진=연합뉴스)

17일 오후 9시6분께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는 샌드위치 패널구조라는 조립식 건물이 화근이었다. 이 건물은 2009년 건축물 승인을 받아 그해 9월에 준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로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했던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강당에는 560여명이 있었다.

그동안 샌드위치 패널로 인한 대형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화성 등 문제점이 숱하게 지적돼 왔다.

그런데도 건축주는 단열성이 좋고 저비용으로 지을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제2롯데월드 건설 현장, 마곡지구 재개발 건설 현장, 서울과 성남에 걸쳐 이뤄지는 위례신도시 건설 현장, 아현동 재개발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현장 사무실과 협력 업체 사무실, 함바집(건설 현장에 있는 식당) 등 임시로 지어진 시설은 모두 샌드위치 패널이나 우레탄폼이 사용되고 있다.

이번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환영회가 열린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 역시 샌드위치 패널의 취약점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비용이 적고 단열효과가 좋아 시공업체들이 선호하지만 지붕 하중에 약하고 화재나 눈에 취약해 그동안 전문가들이 관련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터다. 시공법은 사방에 H빔을 세우고 조립하는 간단한 형식으로, 이번 사고가 난 강당 역시 가운데 무게하중은 지탱하는 구조물은 전혀 없었다.

특히 눈과 같은 습기를 빨아들이면서 하중을 급격하는 불리는 탓에 이번 동해안지역의 폭설에 건물이 곳곳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경주지역에는 최근 1주일 동안 평균 50㎝가 넘는 눈이 쌓였다.

경찰 역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강당 지붕이 위에 쌓인 눈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이번 폭설로 인근 울산지역의 같은 구조의 공장 5곳을 포함해 20여 건의 붕괴 사고로 2명이 죽고 4명이 다쳤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 건축물에 쓰인 재료는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이 맞다”면서 “이 건축물에 쓰인 패널의 크기와 용도, 조립 연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샌드위치 패널의 가장 취약점은 인화성이 강해 화재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가까이는 2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11명의 사상자를 낸 작년 12월 구로동 복합건물 신축공사장 화재가 있다.

특히 대형참사로 기록된 1999년 6월 24명의 어린 아이들의 목숨 등을 앗아간 화성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역시 샌드위치 패널구조였다.

씨랜드 대형화재를 계기로 정부는 청소년 수련시설 등에 대한 관련 법규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대형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아동복지법과 청소년활동진흥법, 건축법, 소방법 등이 정비되면서 숙소에 대형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2005년 청소년 수련원 안전등급 제도는 1차 안전등급 조사결과가 공개되자 일부 수련시설 업주들이 반발하기도 했고, 수련원 17곳은 아예 평가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씨랜드 참사 당시 형사처벌을 받았던 운영자가 사고 현장 바로 옆에 또다시 불법 휴양시설을 지어 영업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강당처럼 숙소가 아닌 곳에는 샌드위치 패널 사용을 규제하지 않으면서 대형사고 우려는 늘 상존했다.

2008년1월 이천 냉동창고 화재는 40명이 죽고 9명이 부상했고, 그해 12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때도 8명이 사망하는 등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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