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들의 순이익이 반토막났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이자이익은 줄어든 반면 부실기업과 관련된 대손비용은 늘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 2013년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원으로 전년(8조7000억원) 대비 53.7%(4조7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 보면 1~3분기까지 9000~1조7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1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분기 적자는 지난 2011년 4분기(-6000억원) 이후 2년여만의 일이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22%로 전년대비 0.2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03년 0.17%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같은기간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2.82%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7%포인트 급감했다. 지난 4분기에는 당기순손실 발생에 따라 ROA·ROE가 모두 -0.02%, -0.29% 수준까지 악화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2000억원(-8.3%) 줄었다. 예대금리차 축소로 인해 순이자마진이 1.87%로 악화됐다. 과거 10년간 최저수준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98% 보다도 0.11%포인트 더 낮다.
비이자이익 부분 역시 4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000억원(-8.3%) 줄었다. 출자전환 주식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이 감소하고 구조조정기업관련 투자주식의 감액손실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대손비용은 11조5000억원 전년대비 6000억원(5.9%) 늘었다. 특히 4분기에는 STX그룹 추가부실 발견,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신청 등으로 대손비용이 3200억원까지 늘었다. 영업외손실도 자회사 투자지분 관련 손익이 늘면서 -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늘었다.
은행감독국 건전경영팀 권창우 팀장은 “이 자료는 잠정치로써 은행별 결산이 확정될 경우 변동될 수 있다”며 “KT ENS 대출사기 관련 대손비용은 결산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