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세종만평]라오스 한국기업인의 하소연

입력 2014-02-11 11:16 수정 2014-02-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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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한국 기업이 라오스 현지 사정을 모른 채 임금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현지 정착한 기업은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

라오스 현지 기업인 코라오그룹의 이승기 부사장의 말이다. 최근 라오스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과 정부 주재 사무소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보통 이들 기업은 3~4명의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데 1인당 고용임금 400~500달러를 부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라오스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120달러 정도이고 은행 등 고임금 직종도 400달러 정도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3~4명을 채용하는데 1500~2000달러는 큰 부담이 되지 않아 현지에서 고임금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이 부사장은 “무조건 고임금을 부르기보다 현지 정착한 기업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코라오그룹의 현지인 종사자가 3000여명에 달하기 때문에 임금 인상은 심각한 경영애로 사항이다.

라오스에는 실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고 한다. 지난해 라오스 정부가 좋은 인력을 발탁하고자 임금을 인상해 특별채용에 나섰다고 한다. 코라오그룹도 기존 인력 유출을 막고자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그 결과 코라오그룹 현지 인력 평균 임금이 350달러 정도로 높아졌다. 몇몇 코라오그룹 근로자는 정부 쪽 특별채용으로 빠져나갔지만 재정이 튼튼하지 못한 라오스 정부는 결국 임금지급 연체에 빠졌다고 한다.

라오스는 물류 인프라가 취약해 물류 비용부담으로 현지 기업이나 해외기업이 제조업 진출을 꺼리고 있다. 이에 라오스 정부는 3개의 자유경제구역을 설정해 현지인을 채용하면 세제혜택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해외기업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라오스 진출을 노리는 해외기업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문제는 라오스 인구가 700만명 정도인데다 모계사회로서 대부분 남성 근로자들은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 고급 인력이 태부족이다. 결국 이들 해외 기업들은 기존 인력 빼먹기가 아니면 인력부족으로 제대로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현지 사정을 모른 채 단순히 라오스를 저임금 국가라고 여기고 저임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자리를 못 잡고 철수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기업들도 현지 사정보다는 국내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 제대로 된 인력도 구하지 못한 채 오히려 고임금만 부추기고 결국 사업을 철수해 현지 기업에만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도 노동자 유혈 진압 사태로 불똥이 한국 봉제기업에 떨어져 이들 기업이 경영상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30~40% 임금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현지 노동자들이 두 배 가까운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 봉제업체의 관계자는 지금 주장하는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면 캄보디아에서 사업체를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국 입장에서 무조건적인 저임금이라고 비판하기 전에 이들 현지 상황을 고려하고 현지에 정착한 기업 입장에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 관계자의 말이다.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한번 현지 기업인의 처지에서 그들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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