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귀환-③] '겨울왕국' 흥행돌풍 최대 비결..."왕자 의존 틀을 깬 공주들의 이야기"

입력 2014-02-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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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렛잇고

▲사진 = 뉴시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이 흥행 돌풍을 이어가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기존 디즈니 공주들과는 다른 점에 눈길이 쏠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중심에는 늘 공주가 자리잡고 있었다. 공주 이야기는 세계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 이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대표상품이었다. '인어공주'(1989), '미녀와 야수'(1991) 등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연 작품이다. 공주들의 활약은 '뮬란'(1998) 이후 한동안 맥이 끊기나 싶더니 사상 처음 흑인공주를 내세운 '공주와 개구리'(2010), '라푼젤(2011)'로 그 맥을 이어갔다.

초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공주는 현모양처 상, 즉 숙녀에 가까웠다.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는 말할 것도 없고 공주는 아니었지만 웬디마저도 엄마 같은 여자들이었다. '인어공주'의 에이리얼은 완전히 색다른 공주였다. 공주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못 말리는 호기심 때문에 온갖 산전수전을 겪었다. 하지만 결국엔 멋진 왕자님과 '사랑과 결혼'에 성공하는 스토리로 공주 시리즈의 한계를 가진 캐릭터였다.

'미녀와 야수'의 벨,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 '라푼젤'의 공주 등 디즈니가 만들어 낸 대부분의 공주는 모험과 행복한 결혼이라는 가부장적인 결말로 귀결되는 일종의 틀이 있었다.

하지만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겨울왕국'은 기존의 공주 시리즈와는 차이를 보인다. '왕자와의 사랑'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자매애'가 들어섰다는 점이다. 왕자와 결혼해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디즈니의 기존 서사에서 탈피했고, 마법을 풀어주는 진정한 사랑도 왕자의 키스가 아니라 자매 간의 우애로 바꿨다는 것이다. 왕자가 공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멋진 남성이 아니라 권력욕에 불타는 악인으로 그려졌다는 점도 이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이렇듯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 자매는 디즈니의 기존 공주와 확연히 다르다. 엘사의 삶의 목적은 왕자를 만나 사랑을 이루는 게 아니라 스스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삶을 당당히 살아가는 것이다. 동생 안나 역시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듯 보이지만 결국 언니 엘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유보한다.

결국 '겨울왕국' 흥행돌풍의 중심에는 기존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공주 스토리에서 탈피한 것이 있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긍정과 순수에 대한 갈망이 목마른 시기에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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