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마저 먹구름…신흥시장 ‘퍼펙트스톰’ 오나

입력 2014-02-03 09:48 수정 2014-02-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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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서 자금 대거 이탈...동유럽 ‘FF’도 위기설 확산

주요2국(G2)이 이끌던 성장 동력이 급격히 힘을 잃으면서 신흥시장에 이른바 ‘퍼펙트스톰’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 년 간 성장을 주도하던 미국과 중국이 각각 출구전략을 가속화하고 성장이 둔화하면서 신흥시장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급격히 위축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양적완화 규모를 추가로 100억 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채권 매입 규모는 650억 달러로 줄게 됐다.

중국 경제는 지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5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흥시장발 퍼펙트스톰 우려는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EPRR글로벌에 따르면 올들어 신흥시장에서 자금이탈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달 29일까지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총 122억 달러가 유출됐다.

29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63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가장 큰 것일 뿐만 아니라 1월 첫째주 이탈한 자금 13억1800만 달러와 비교하면 4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채권형펀드 역시 죽을 쑤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1월에 신흥국 채권형펀드에서 46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위기의 바람은 폴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주요국의 통화 가치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대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헝가리와 폴란드 통화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1일 분석했다.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2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일부 취약국에서 신흥국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면서 과거 1990년대 외환위기 사태의 먹구름이 몰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위기 진정을 위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IMF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신흥경제국은 최근 새로운 압력에 직면했다”면서 경제 기초 체력과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개선할 수 있는 긴급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발 우려는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 이른바 ‘5개 취약국(FF)’ 역시 휩쓸고 있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이들 5개 취약국의 통화 가치는 지난 1년 동안 15~20% 추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터키와 남아공 등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한동안 자본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인한 위기가 신흥국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지난 10년 간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6.4%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4.5%에 그쳤다.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신용경색을 야기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위축 역시 성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스티븐 킹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이 직면했던 경쟁력 손실의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국가들이 가장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신흥국의 위기는 한국을 비롯해 일부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란 솔롯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선택적으로 신흥국에서 철수한다면 한국이나 멕시코 폴란드 등이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아직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퍼펙트스톰(perfect storm)

2개 이상의 태풍이 충돌하여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비롯해 경제 전문가들이 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총체적인 위기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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