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중국경제망 특약] “中, 1인당 GDP 美 8분의 1… 중국 성장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14-01-2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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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시캉·양샤오광 교수 “노동력, 선진국 비해 임금 낮고 개도국보다 효율성 높아”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 이상 연평균 경제성장률 두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중국의 성장은 한국이 중국과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되는 데 일조했다.

이투데이는 중국 국가중점 인터넷 매체인 ‘중국경제망’과 제휴의 일환으로, 지난 16일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와 ‘중국경제망 ’이 매년 초 베이징에서 공동으로 개최하는 중국경제 예측 및 전망 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올해 중국경기 분석, 물가동향 등 17개 경제부문에 대한 분석 발표가 있었다.

이날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 접견실에서 ‘2014년 중국 GDP 성장속도 예측과 경제동향’을 분석한 천시캉(陳錫康) 교수(중국과학원 수학과 계통과학연구원 부주석)와 ‘소비 주도 경제성장’을 주장한 양샤오광(楊曉光) 교수(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 부주임)를 만나 중국 GDP 7%대 성장의 의미와 한?중 FTA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투데이는 이날 발표된 2014년 중국경제예측 자료집 내용 중 3~5가지를 취사 선택해 기획 시리즈로 게재할 예정이다.

▲천시캉 교수(사진제공=중국과학원 )

△중국경제예측지수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양샤오광= 중국경제예측 및 전망 자료에는 중국 국내 물가와 산업지수를 분석한 당해년도 경제성장률은 물론 국내 물가동향부터 수출입 예측·상황분석, 산업경기 분석, 주식·환율 동향 등이 담겨 있다. 이 자료는 국가주석이나 지도자, 총리 등이 본다. 인민은행, 상무은행 등에서 이 예측자료를 보고 주요 정책을 결정하기도 한다. 인민일보나 신화사에서 예측지수 발표회를 취재해 기업과 국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해 준다. 만약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싶다면, 이 예측지수 자료를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2014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예측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천시캉= 중국의 경제발전 단계는 GDP 증가율에 따라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1978년부터 2011년까지로 고속 증가 단계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의 GDP는 연간 10% 이상 성장했다.

2012년부터 2031년까지는 GDP 증가율이 7~8%를 보이는 중속 증가 단계가 될 것이다. 앞으로 20년 뒤인 2032년부터 2050년까지는 5~6% 증가를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9년 뒤인 2022년쯤에야 올해 미국 경제의 발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미국의 절반 정도다. 1인당 GDP는 아직 미국과 비교할 단계가 아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한국도 1960년 무렵부터 1995년까지 GDP가 7~10%씩 성장하는 등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1995년 국민소득 1만 달러에 다다랐는데, 중국은 현재 6000달러 정도로 한국의 1995년 이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한국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올해 GDP 성장률을 지난해 7.6%로 예상한다. 지난해 GDP성장률은 7.7%로 경제상황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성장의 걸림돌은 없다고 보는가.

천시캉= 경제성장의 장애물은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는 환경오염이다. 아직도 중국은 석탄 사용량이 많고, 최근에는 자동차가 급속하게 보급됐다. 최근 2000만대가 늘어났다. 배기가스로 인한 오염이 심각하다. 고령인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인구 보너스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었는데 이것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GDP 성장률을 7.6%로 잡은 근거는 무엇인가.

천시캉= 7.6%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여러 모멘텀이 있다. 아직 중국의 발전 수준이 높지 않아 잠재력이 크다. 중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의 8분의 1, 러시아의 2분의 1이다. 이는 국내총생산이 늘어날 여지가 많음을 보여준다. 발전 수준까지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도시화 확대에 대한 기대도 있다. 2012년까지 중국의 도시화 수준은 50% 정도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도시화는 70% 정도인데, 그렇다면 중국은 앞으로 20% 정도 도시화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토대인 인구, 인프라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천시캉= 중국의 인구 보너스는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재 중국 농촌의 노동력은 2억5000만명이지만 농업의 선진화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1억명 정도가 종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머지 1억5000명이 인구 보너스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농민공들이 도시로 대거 진출하면서 2차, 3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을 강조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천시캉= 최근 열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을 강조한 이유는 국유기업과 사유기업을 똑같이 대해 사유기업의 발전을 촉진하겠다는 의미다. 사유기업은 국유기업에 비해 융자를 받기도 훨씬 어렵고 운영 과정에서 국유기업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는 면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국유기업과 사유기업에 똑같은 대우를 하겠다는 것이다. 국유기업에 비해 사유기업의 발전 수준은 낮은 편인데, 앞으로 사유기업과 중소기업이 중국 성장의 주력이 되도록 중앙정부가 노력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지만,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7.4%로 다소 낮고, 하반기에는 7.7%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올해 평균은 7.6%가 될 것이다.

▲양샤오광 교수 (사진제공=중국과학원)

△한·중 간 무역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중 FTA 협상도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천시캉= 중국과 한국 간 무역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에서는 가공무역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전에는 전기·전자분야 등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이 많았는데, 최근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으로 무역상대를 변경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일무역보다는 중한무역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 양국 국민 간의 감정이나 정치 등도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 또 중국과 한국의 무역은 서로 보완관계에 있어 발전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분야가 경쟁하는 분야에 비해 적다. 반면 중국은 노동력이 저렴하고 한국은 공업기술 수준이 높아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 한국 입장에서 일본이나 대만 등은 한국처럼 노동력이 비싼 편이고 기술 수준도 비슷해 경쟁하게 될 것이다. 한·중 양국이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중국은 에너지, 환경 분야의 수요가 아주 많은데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은 이 분야의 기술이 크게 앞서 있어 양국의 공동이익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과학기술이 발달했고, 이 분야에서 중국이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중국은 기술협력과 기술투자 등을 바라고 있다. 중국이 노동력과 시장을 제공해 양국의 공동이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양샤오광= 개인적으로 한국과의 FTA는 중국에 손해이고 한국에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생산,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FTA는 양측 모두의 이익을 전제로 하지만 중국의 노동력과 시장규모가 한국에 더 큰 이점으로 작용해 한국이 더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에 한국 대기업이 많이 진출했는데, 노동조건 등이 좋지 않았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이윤을 많이 남기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양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천시캉= 한국에서 배울 점이 많다. 1960년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가 안 됐다. 당시 중국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1995년 1만 달러를 기록했다. 30년 만에 이런 놀라운 성장을 이룬 점은 반드시 배워야 한다. 특히 한국은 인재 양성에 강점이 있다. 중국은 인구는 많으나 인재가 부족하다. 반면 한국은 인구가 5000만명밖에 되지 않는데도 인재가 많다. 한정된 인구 속에서도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비결을 알면 13억명이라는 중국 인구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 변화가 궁금하다.

양샤오광= 중국이 북한을 돕는 이유를 말하겠다. 중국은 북한을 형제처럼 여겼다. 서양에 의해 동양의 형제가 어려움에 처했으니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은 북한이 잘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 현재 중국 정부는 남북한이 통일을 해서 안정적인 한국이 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지금 북한에는 불안 요소가 많다. 6자회담 문제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렵다. 중국이 북한에 원조를 많이 해주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인민을 위해서이고, 또 북한의 불안정성을 다소나마 줄이기 위해서다. 북한 사회가 크게 불안해지면 가장 먼저 남한이 충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과 세계 다른 나라들은 그 다음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생명과 자금 등 많은 희생을 했다. 남한 사람들이 이런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프로필

▲천시캉(陳錫康) 교수는

1936년 저장성 출생, 1967년 인민대학 졸업, 중국과학원 예측과학 연구센터 학술위원회 부주석, 중국과학원 수학과 계통 과학연구원 연구원. 중국 투입산출학회 명예이사장으로 중국의 투입산출학의 초기 개척자 중 한 명이다. 국제투입산출학회 펠로이기도 하다. 관리과학과 공정, 투입산출 기술, 농작물 산출량 예측, 경제예측, 국제정세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양샤오광(楊曉光) 교수는

1964년 안후이성 출생, 1986년 칭화대학 이학학사, 1993년 칭화대학 이학박사.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 부주임, 중국과학원 수학과 계통 과학연구원 학술위원. 위험관리, 거시경제 분석 등의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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