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수입품 대체 시장을 만들다… 고랭지 여름 아스파라거스

입력 2013-12-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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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29

유기농 고급 채소,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10대 식품 중 하나로, 한 번 심으면 15년 이상 수확이 가능한 다년생 작물이다. 무기질과 단백질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열량이 낮아 서양에서는 ‘채소의 왕’으로 불린다. 웰빙 채소로 알려지면서 그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산 보급률은 낮은 상태이다.

현재 7개 농업경영체가 강원도농업기술원의 기술지원을 받아 고랭지 여름 아스파라거스 생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아스파라거스를 국내에서 재배함으로써 내수뿐 아니라 수출 작목으로도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웰빙에 어울리는 채소 ‘아스파라거스’

아스파라거스가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아스파라거스 재배면적은 약 60ha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근 강원도 지역에서 소득 작목으로 급부상하면서 양구와 홍천을 중심으로 약 20ha 정도 재배되고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작물 특성상 추위에 강하다. 주·야간 온도 편차가 클수록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강해지는데, 시범사업에 참여한 양구, 홍천 등 고랭지 지역에 적합하다. 봄보다 여름에 수확할 때 이익이 훨씬 높다는 것도 이 지역에 유리한 점이다.

아스파라거스의 재배는 육묘에서 정식까지 2년의 육성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농가의 직접적인 소득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한번 심으면 따로 파종, 정식 없이 15년 정도 수확이 가능해 인건비와 노동력이 절감된다. 노지 및 시설 재배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생산비 절감 및 저투입 작목으로 토지와 종묘만 있으면 쉽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농수산물유통공사(aT센터)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수출 유망 채소로 선정함으로써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도 큰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 산지의 생산규모화가 진행된다면 대형유통업체와의 직거래, 수출 확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기 수확 신기술로 여름 시장을 공략하라

아스파라거스 정식 8년차의 김영림 농가<사진 오른쪽>는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재배 매뉴얼이 없어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2012년 강원도농업기술원 ‘新작목 사업’으로 선정된 뒤부터는 체계적인 재배가 가능해졌다. 거기에는 서현택 연구사에게 전수받은 육묘기술(육묘기간 단축을 통한 조기수확)과 재배기술(병해충 방제, 다년생 작물에 적합한 시비방법)이 큰 몫을 했다.

‘포트육묘를 통한 암수 판별 분양기술’은 농가의 육묘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서현택 연구사가 개발한 기술로 세계 유일을 자랑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배경에는 재배 농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따뜻한 가슴이 있었다.

“몇 년 전 기술 습득을 위해 일본과 유럽을 순회하면서 현지인들이 아스파라거스를 즐겨먹는 것을 보고 국내에서 생산하면 수출도 가능할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수확하는 데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농가가 많다는 사실과, 가격이 높은 여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고랭지 재배가 최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고랭지 아스파라거스를 처음 재배하는 이지환 농가와 김상태 농가는 서현택 연구사와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면서 현장 기술을 적용해나가고 있다.

◇15년간 1회 파종, 일손 부족한 우리 농가에 적합

처음부터 현장접목 연구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아스파라거스는 정식 후 2년차부터 수확을 할 수 있지만 수량이 매우 적고 가늘어 본격적인 수확은 3년 이후부터 가능하다. 특히 신작목이다 보니 향후 국내 생산량 증가에 따른 내수시장 가격 하락은 농가들을 불안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식은 오히려 참여 농가들의 의지를 키웠다. 서현택 연구사의 이야기다.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와 해당 시군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농가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업 신청 농가가 늘어나면서 일일이 챙기지 못하는 게 걱정거리가 되었습니다.”

아스파라거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정식 10년차까지 매년 수확량이 증가하고 15년간 1회 파종, 정식으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등 저비용 고수익의 매력적인 품목이다. 일손이 부족한 우리 농촌에 매우 적합한 소득 작물로 평가받고 있다.

◇내수와 해외수출 시장 모두 진출 가능

양구 지역에서 재배된 아스파라거스는 지난 6월에 본격적인 수확이 이루어졌다. 13.5ha에서 총 55톤가량 생산됐다. 아스파라거스는 국내 소비가 늘고 있는 품목으로 가격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신규 기술접목을 희망하는 농가 역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원도 양구 김영림 농가는 2013년 기준 10a당 조수입은 1,650만 원, 조수입 중 생산비는 약 30% 수준이었다. 순이익률이 타 품목보다 매우 높다. 국내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경우에는 내수시장에 집중 출하하고, 국내 가격이 떨어질 경우 강원도농업기술원이 연계한 업체를 통해 수출하는 포트폴리오도 구성하고 있다. 고랭지 아스파라거스의 수출가격은 6,000원/kg 수준이다. 남부지역의 내수 출하 가격보다 높기 때문에 이런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다.

김영림 농가는 올해 일본으로 첫 수출에 성공했다. 물량 확보가 원활치 않아 정식 수출이 불가능했지만, 결과가 좋아 내년에는 물량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한편, 강원도농업기술원은 고랭지의 기후조건을 활용해 고품질의 여름철 아스파라거스를 지역 특산작목으로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내수뿐 아니라 일본 등 수출 확대가 가능한 고소득 신작목으로 집중 육성해 향후 세계시장에서도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판로 개척이 유일한 숙제

아스파라거스 재배는 시설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게다가 고령화 탓에 부족해진 농촌의 일손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 수요가 높은 여름철 고랭지 아스파라거스 생산은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확대되는 국내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재배와 보급의 확대는 시급한 문제다. 먼저 지역별 생산 규모화와 농가 조직화로 품질의 규모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탄탄한 농가조직과 규격화된 일정 규모 이상의 물량이 확보되면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에서 탈피할 수 있다. 그 다음 과제는 수출 확대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농가 단위의 유통에서 조직화된 농가조직 단위의 출하, 이후 생산자단체 및 농협과 연계한 체계적인 시장 접근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아스파라거스는 전 세계인이 원하는 고기능성 채소다.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있어, 생산체계만 잘 구축해 나간다면 우리 농가에 높은 소득 작물이 될 전망이다.

고랭지 여름 아스파라거스 생산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강원도농업기술원 서현택 연구사(033-248-6064)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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