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의 ‘한맥’ 사고는 없을까- 박선현 시장부 기자

입력 2013-12-16 10:5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알고리즘(차익거래 자동매매) 오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중소형사들이 취약한 편이죠. 제2의 한맥투자증권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한맥투자증권이 주문 실수 한번으로 파산 위기에 몰렸다. 주식시장 개장 57년 만에 처음이다. 회사 측은 한국거래소에 착오거래였다며 곧바로 구제 신청을 냈지만 거래 상대방과의 합의 실패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컴퓨터의 이자율 설정 오류에서 비롯됐다. 이자율 계산 항목이 ‘잔존일수/365’로 입력돼야 하는데 ‘잔존일수/0’로 잘못 찍힌 것이다. 알고리즘 오류다.

문제는 이같은 사고가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많게는 수십만건에 달하는 파생상품 주문을 알고리즘을 통해 낸다. 초고속 직접주문전용선(DMA)으로 계약이 순식간에 체결되기 때문에 알고리즘 오류로 나간 주문 실수는 쉽게 돌이킬 수 없다. 실제 지난 1월 홍콩계 헤지펀드 이클립스퓨처스는 KB투자증권을 통해 코스피200선물 주문을 내다 실수를 범해 200억원대 손실을 입었고 지난 6월 KTB투자증권의 코스피200선물 주문 실수도 알고리즘 매매 오류에서 비롯됐다.

파생상품의 경우 매매단위가 크기 때문에 중소형사들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최근 일부 중소형사들이 수익 확보를 위해 자기자본으로 무리하게 파생상품 매매에 나서고 있는 점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매매가 잦다 보니 그만큼 실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비용 부담으로 자체 필터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이 ‘알고리즘 위험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킬 스위치(일괄취소기능) 장치를 심어놨지만 이번 ‘한맥 사태’처럼 일단 계약이 계결돼버리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된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제2의 한맥투자증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필터링 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하고 자본잠식 증권사에 대한 주문 자격 및 한도제한 등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옷 어디서 사세요?…사용 만족도 높은 '패션 앱'은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 니퍼트도 눈치 보는 김성근 감독?…"그가 화가 났다고 생각합니까?"
  • "파도 파도 끝이 없다"…임영웅→아이유, 끝없는 '미담 제조기' 스타들 [이슈크래커]
  • 단독 김홍국의 아픈 손가락 하림산업, 6월 ‘논현동 하림타워’ 소집령 발동
  • 마운트곡스發 비트코인 14억 개 이동…매도 압력에 비트코인 ‘후퇴’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전세사기 특별법 공방은 예고편?…22대 국회 ‘부동산 입법’ 전망도 안갯속
  • 반도체 위기인데 사상 첫 노조 파업…삼성전자, 경영 악화 심화하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004,000
    • -0.77%
    • 이더리움
    • 5,254,000
    • -1.59%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0.31%
    • 리플
    • 728
    • -0.68%
    • 솔라나
    • 235,400
    • +0.51%
    • 에이다
    • 630
    • -0.79%
    • 이오스
    • 1,123
    • -0.18%
    • 트론
    • 155
    • +0.65%
    • 스텔라루멘
    • 149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550
    • -0.63%
    • 체인링크
    • 25,770
    • +0.23%
    • 샌드박스
    • 620
    • -0.9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