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Vs. '안녕하지 못합니다'...고려대 대자보 파급 어디까지

입력 2013-12-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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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합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사진=뉴시스

‘안녕들 하십니까’라며 최근 사회 현안에 화두를 던진 고려대 대자보가 혼란 일색인 우리 사회에 어디까지 파급될 지 주목되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스펙 쌓기와 등록금 인하, 취업 등 생활 현안에만 고민하면서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무감각해진 대학생들의 사회 참여 도화선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교에 붙인 주현우(27.경영학과) 씨는 코레일 파업의 원인이 된 철도 민영화 논란을 언급한 뒤 “(대학생들이)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자기 합리화 뒤로 물러나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를 계기로 그의 대자보 옆은 물론 전국 각 대학에도 주 씨의 주장에 동의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잇따라 내걸렸다. 서울대 가톨릭대 광운대 대구대 부산대 상명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등에는 ‘안녕하지 못하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나붙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동성애 문제 등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자고 호소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개설된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는 16일 오전 현재 21만5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도 12만3600명에 이른다.

이 페이지 참여자들은 대부분 대학생들이며 이들은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댓글과 함께 그 동안 마음 속에 품어왔던 불만과 하소연들을 표출,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를 분출구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회 현안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시국선언문’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여론을 조성했지만 ‘안녕들 하십니까’는 대학가에서 새로운 형태의 시국선언문으로 꾸준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온ㆍ오프라인에 이어 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자보 작성자 주 씨와 이에 뜻을 같이 한 대학생 200여명은 지난 14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철도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중단 범국민대회’에도 동참했다.

주 씨를 중심으로 참가자들은"지금 76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7600명의 직원을 직위 해제하는 몰상식한 행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코레일과 정부를 비판했다. 또 주 씨는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무슨 이야기만 하면 종북이니 불법이니 하며 말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안정된 일자리를 원하는 것을 두고 왜 종북이라고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참가자들은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함성으로 주 씨의 목소리에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한 반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보수계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는 14일 오후 ‘고려대 철도파업 대자보 찢어버렸다’는 제목의 글이 인증샷과 함께 올라왔다. 이 회원은 이 학교 수학과 학생이 쓴 자보를 훼손한 뒤 "빨갱이들이 학교망신 시키는 꼴 보기 싫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자보 훼손 사건이 SNS에서 논란이 되자 작성자는 고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15일 오전 4시께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자보와 페이스북 등 온ㆍ오프라인 매체의 경계를 넘나든 것이 과거의 파급 양상과 다른 점”이라며 “강경한 어투의 기존 성명과 달리 공감을 자아내는 내용이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대자보로 시작된 대학가의 자성 움직임이 자칫 자괴감에 빠진 청년층의 불만 분출구로 변질돼 과격한 행동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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