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윤경, "인기 피부로 느낀다…더 잘하고 싶었는데 떠나려니 아쉬워"

입력 2013-12-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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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그런 식으로 살지마. 돈 많다고 다른 가정을 깨놓냐. 세달(오만석)이는 쌤통이다. 속이 다 후련하네.” KBS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오만석의 불륜녀 은미란으로 열연하고 있는 배우 김윤경이 대중에게 받는 질타(?)다.

김윤경은 ‘왕가네 식구들’ 은미란을 통해 파격 변신했다. 그간 여성스럽고 청순한 역할을 주로 맡아 온 김윤경은 ‘왕가네 식구들’에서 이태란의 남편 오만석과 불륜행각을 벌이며 한 집안을 풍비박산 내는가 하면 한도 1억원 짜리 카드를 스스럼없이 내밀며 “마음껏 써”라고 재수 없는(?) 재벌2세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김윤경이 악역 불륜녀 은미란이 되기까지 어떤 준비와 과정을 거쳤을까.

“유부녀였기에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미혼이었으면 못한다. 결혼을 했고, 안정적으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인생을 연기할 수 있었다.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는데 뭐 어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편도 긍정적으로 봐줬다. 그래서 캐스팅과정에서 망설임이 없었다.”

김윤경의 과감한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파격변신에도 불구하고 그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시청자들은 현실과 TV 속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은미란의 매력에 빠져있었다.

“음식점을 갔는데 성금함이 있길래 만원짜리 몇 장을 넣었다. 그러나 주인이 ‘되게 나쁜 사람인줄 알았는데 불우이웃 돕기도 하네. 남도 도울 줄 아는구나’라고 하더라. 재래시장에 장을 보러가도 ‘이사님이 여기 왜왔냐’고 한다. 쇼핑몰에 갔을 때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소리지르고, ‘TV에 있는 사람이 뿅하고 나타난 것 같다’ 라며 사진을 찍으신다. 이런 부분을 체험하면서 반응이 뜨거움을 느낀다. 시청률 35%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지난 7일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 29회에서는 김윤경이 오만석을 쫓아내면서 감정이 극에 달한 모습을 보였다. 오만석은 김윤경의 테스트에 결국 통과하지 못했고, 김윤경은 실망감과 배신감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정말 그 신은 섬뜩하고 독하다. ‘나도 저런 모습이 잠재돼있나’라고 생각들 정도였다. 가족마저도 의심한다. 시청자도 캐릭터에 대해 싫은 내색을 하셨다. 그래서인지 며칠간 우울했다. 본격적으로 은미란이 욕을 먹기 시작했다. 반면 작가선생님이 처음으로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너무너무 신이 좋았고 잘 살았다’고 하셨다. 아쉬웠다. ‘더 잘할 걸’ 이라는 생각이 컸다.”

이제 극 중 은미란은 정점을 찍었다. 원래 10회 분량의 짧은 출연계획이었지만 김윤경의 열연이 빛을 발하자 30회 분량으로 늘어나는 쾌거를 이뤘다.

“처음으로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저의 이름을 알려진 드라마다. 주인공과 조연을 오가며 드라마를 했고, 이번은 모험이었는데 잘됐다. 30대가 됐으니 연륜에서 묻어 나온 부분도 있지 않을까. 늘 착한 역할만 줄곧 했기에 친절함이 몸에 배어있었다. 착함을 버려야하는데 누구를 무시하기 못하니까 실제성격과 캐릭터 성격의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 ‘쫄지마 너 쫄아서 그래. 자신감을 가져’라고 조언을 해줬다.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인 것 같다.”

▲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그러나 그는 이제 ‘왕가네 식구들’에서 작별인사를 해야한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왕가네 식구들’ 34회를 마지막으로 김윤경은 드라마에서 하차한다. 최근 마지막 대본 리딩까지 마쳤다.

“이제 곧 떠난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더 잘하고 싶었는데’라는 생각이 항상 든다. 이래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맞구나 싶다. 이 드라마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시 그 기회가 온다면 더 나은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불륜녀 은미란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도 변신할 자신이 있다. 은미란은 떠나보내지만 다른 드라마에서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를 찾아갈 것이다.”

김윤경은 ‘왕가네 식구들’ 은미란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입힐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배우라는 것을 입증해보였다.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색깔과 캐릭터를 깨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김윤경은 은미란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쏟았고, 열정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올해는 다 지나갔다. 한해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 바쁜 한해를 보냈는데 내년에는 더 바쁜 한해를 보내고 싶다. 무게 있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은미란을 잊지 말고 김윤경도 잊지 않고, 다음 작품에서 비교해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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