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신기술로 날개를 달다… 시설 딸기 재배

입력 2013-12-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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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27

예전에는 봄이 지나면 찾아보기 힘들었던 딸기, 하지만 최근에는 재배기술과 가공기술 발달로 사계절 내내 딸기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수경재배 기술과 함께 하우스 차광 기술 발달로 딸기의 수확기간이 연장되었고, 기능성 필름 사용으로 딸기의 당도 및 총산 역시 수확 시와 거의 같게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이 같은 재배기술 발달과 딸기 맛 향상, 냉동딸기 등 보존 기술 발달은 딸기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켜 맛과 건강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욕구가 큰 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딸기 재배 기술은 발전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딸기 고설식 수경재배기술은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농가 소득 향상 효과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01년 경남 산청 지역에서 3ha 정도로 시작된 고설식 수경재배는 현재 전국적으로 450ha에 이를 정도로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고설식 수경재배 기술 이외에 딸기 재배에 관련된 다양한 재배·가공 기술이 패키지 형태로 농가에 보급되고 있어 지역별 재배 매뉴얼이 정립되고 농가별로 운영 노하우가 체득된다면 고품질 딸기의 안정적 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서서 따는 딸기

고설식(高設式) 수경재배가 딸기 재배 농가의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고설식 수경재배란 지면에서 1~1.5m 높이의 철재베드 위에 딸기 모종이 담긴 포트를 놓은 뒤 관을 통해 양액을 공급하여 재배하는 기술이다. 고설식 수경재배는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작업하기 때문에 기존 토경재배 딸기 육묘법에 비해 작업 능률이 향상된다. 그리고 고설실 수경재배는 지면과 격리되어 탄저병과 같은 각종 병해충 위험이 감소된다. 또한 온도, 수분, 양분 등 재배 조건의 표준화 및 매뉴얼화가 가능하여 생산자마다 일정한 품질의 딸기 생산을 기대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2012년부터 시범농가 2곳을 선정하여 수경재배기술과 함께 겨울철 보온기술, 봄철 광(光)관리 기술,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방제기술, 재배 후 저장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농가 현장접목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현장연구 결과가 성공적으로 보급될 경우 딸기의 품질과 생산성이 향상되어 실질적인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맛과 생산성을 모두 잡은 고설식 수경재배

본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현재까지 개발된 다양한 시설딸기 재배기술과 에너지 절감 기술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그 효과를 검토하고 수익모델 창출을 위한 것으로, 경남 합천의 이용태 씨 농가와 전북 남원의 육근남 씨 농가에서 2012년부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농가에 접목되는 세부 기술은 고설식 수경재배기술과 준고랭지 딸기 생산기술, 에너지 절감기술, 생육단계별 배양액 관리기술, 육묘 환경 개선을 통한 묘소질(모종이 정식 후에 잘 자랄 수 있는 성질) 향상 기술로 무엇보다 농가가 직접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기술들을 보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기술 적용 결과, 고설식 수경재배기술은 적정한 양분 공급으로 수확 시기를 단축시키되 생산성은 기존 토양재배보다 수확량이 평균 20~30%가량 증가되었고 과육이 치밀한 딸기 품질로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허리를 굽힐 필요가 없는 재배관리상 장점으로 작업효율성도 높아 재배농가의 노동력 절감에도 크게 기여했으며, 하우스 적정 온·습도 관리기술, 겨울ㆍ봄 광(光) 관리 기술은 에너지 및 생산비 절감으로 농가 경영비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 받았다.

▲고랭지 재배에서 더욱 빛나다

현장접목 지역으로 선정된 전북 남원 운봉 지역은 서늘한 기후 조건을 가진 준고랭지로 가을부터 늦봄까지 우수한 품질의 딸기 생산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해발 400~600m 정도의 준고랭지에서 고설식 딸기재배를 할 경우 정식 시기를 앞당겨 평지에 비해 10일 가량 이른 수확이 가능하고, 봄철에도 수확기간을 2주가량 늦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지역 현장접목 연구사업 참여 농가인 육근남 씨는 귀농 4년차로 재배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재배를 시작해 그동안 친환경 딸기재배 생산의 실패, 유통판매전략 부재, 인근 농가와의 협력 부재 등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 참여해 고설식 수경재배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여 재배한 결과 다른 지역 딸기에 비해 경도와 당도 모두 우수하게 평가받았다.

현재 육근남씨는 딸기재배의 실패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고설식 수경재배, 생산비 절감을 위한 보온 대책, 병해충 예방 환경조절 등의 기술들을 접목하여 준고랭지 딸기재배를 한창 진행 중이다.

물론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해가는 단계이다 보니 단기간에 급격한 소득 증대를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농가에 접목된 기술들이 점차 향상됨에 따라 소득 기반이 서서히 구축되고 있어서 미래가 기대된다. 전북농업기술원에서는 남원 지역의 딸기재배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약속했다.

▲종합 재배기술 접목으로 생산성 20% 향상

시범 농가 중 다른 한 곳인 경남 합천의 이용태 씨는 43세의 젊은 농업경영주지만, 벌써 경력 20년 째 딸기를 재배하는 베테랑이다. 경남도 농업기술원의 추천으로 본 연구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호정<사진 좌> 연구사는 이용태 농가에 물 부족 시대에 대응하는 수박보온 대체 다겹보온시트 이용 기술, 고온기 딸기 수확기간 연장을 위한 차광재 사용, 염소계 소독제를 이용한 배지 소독 기술, 피트모스 배지를 대신할 코코피트 사용 기술, 생육단계별 배양액 관리 기술, 육묘 환경 개선을 통한 묘소질 향상 기술 등 종합 재배기술을 현장에 접목했다. 딸기 재재에 노하우가 많아 기술 습득이 빨랐던 이용태 농가는 신기술을 거의 다 메누얼대로 적용했고 생산성이 약 20%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지난 2013년 4월 이용태<사진 우> 농가에서 열린 현장 평가회에서 타 농가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남 합천은 딸기 주산지로서 재배 역사는 오래된 반면, 신기술 정착이 어려웠던 지역이다. 이번 현장접목 연구사업의 성공적인 정착은 신기술의 주변 농가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기술로 재배한 국산 딸기가 대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품종이 90%를 점령하고 있었지만, 농촌진흥청에서 국산 품종 개발과 보급에 주력한 결과, 국산 딸기품종 보급률을 75%까지 끌어 올렸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향후 5년 내에 일본 품종을 완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산 딸기는 홍콩,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비롯해 러시아까지 수출되고 있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에 참여한 경남 합천 이용태 농가 역시 딸기 농사 초기에 일본 육성 품종을 재배하고 있었으나 100% 국내 육성품종(매향, 설향, 대왕)으로 전환했다. 오랜 재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품종의 경쟁력이 더 우수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딸기는 연간 생산액 규모가 고추와 1,2위를 다툴 정도로 우리 농가에는 이미 주요 소득 작물이 되었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딸기 재배을 농가에서 잘 받아들인 결과이다. 본 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고설식 재배에 의한 재배 안정성 및 생력화, 새로운 농자재 이용에 의한 환경개선 등 기술적용과 열의를 통해 현장접목기술을 100%이상 활용하고 있다. 본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통해 소개된 재배기술은 농촌의 고령화와 인력난에 대비할 수 있는 신기술로 주변 농가로 보급이 확대된다면 우리의 딸기 산업은 더욱 신장될 것이다.

시설딸기 안정생산과 품질향상에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호정 연구사(051-602-2125)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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