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대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이 매분기별 외부로부터 빌리는 자금규모를 최근 3년간 37%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민간 10대그룹의 평균 자금차입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말 현재 국내 민간 10대그룹이 외부로부터 빌린 자금은 88조396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6조7849억원과 비교해 17%(18조3881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또 2011년 같은 기간 119조5384억원과 비교하면 26%(31조1416억원)가 감소한 금액이다.
특히 10대그룹의 최근 3년간 매분기별 금융권 등 외부자금 차입 평균치를 보면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1년 10대그룹의 분기별 평균치는 4조48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조4974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3분기말 현재 10대그룹의 분기별 외부자금 차입 평균치는 2조9456억원으로 2년전과 비교해 27%(1조1000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이 매분기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차입금 규모가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삼성그룹의 분기별 평균 외부차입금은 26조7481억원이였다. 이는 21조6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말 현재 분기별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은 16조8710억원으로 최근 3년새 37%가량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LG그룹과 포스코그룹도 금융권 등으로부터 빌리는 자금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은 지난 2011년 매분기별로 평균 1조8925억원을 빌려 사용해 10대 그룹 중 3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2년 분기별 평균금액은 6276억원으로 10대그룹 중 2번째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49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한 상태다. 포스코그룹은 2011년 3조5454억원으로 국내 10대그룹 중 2번째로 분기별 외부차입금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60%가량이 줄어든 1조3975억원으로 10대그룹 중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내 상위 대기업집단들이 대규모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 보유액이 늘어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탄탄한 영업실적 등으로 현금 자산이 쌓이면서 외부 차입 필요성이 적어지는 이유도 있지만 불경기에 따른 대규모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