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쌀농사의 미래를 경험하다 …기능성 유색미와 찰벼

입력 2013-12-0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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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14

유색미와 찰벼에는 항상 ‘기능성’이란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밥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색미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최근 이런 유색미가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게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색미와 찰벼가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생산기술을 안착시키고 품질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유색미와 찰벼의 부가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추진했다. 유색미 생산으로 농가 소득을 증대하고 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농가의 신 소득원, 기능성 유색미와 찰벼

유색미는 녹원찰벼, 백옥찰벼, 조생흑찰, 적진주, 홍진주, 흑진주, 흑설, 흑광 등 여러 품종이 있다. 녹원찰벼는 키가 작고 바람에 강해 전국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하다. 백옥찰벼는 기존 찹쌀보다 병해에 강하고 품질과 수확량이 우수해 차세대 품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색미는 기능성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일반 벼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어 녹원찰벼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의 함량이 일반 쌀이나 기존 찹쌀보다 20~70% 가량 높고 당뇨와 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있는 색소 함량이 높다. 몸에 해로운 일부 라디컬을 제거하는 능력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일반 품종에 비해 유색미 재배기술은 아직 확립이 덜 된 편이다. 품종별로 발아특성이 다르고 일반 벼에 비해 발아 기간이 길다. 농가에서 유색미를 일반 벼와 같이 소독하고 파종할 경우 발아가 안 돼 육묘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이 고품질의 재배기술을 확립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마련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최용환 연구관은 “우선 농가에게 유색미 재배기술을 안착시켜 재배면적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종적으로는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게 해 쌀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산단지 조성, 고부가가치 브랜드 개발

기능성 유색미의 현장접목은 경남 산청군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산청군의 오부친환경영농조합법인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에 최적의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구성원들 모두 친환경 재배를 선도해 기술력이 뛰어나고, 지역 농협과 연계해 안정적인 판매망을 갖고 있다.

본 연구사업은 오부친환경영농조합법인 구성원인 3곳의 농가를 통해 이루어졌다. 대상 농가들에게는 유색미 적응품종과 이앙시기를 실용화하기 위해 적용되었다. 또한 특산단지의 조성과 고부가가치 브랜드 개발 가능성도 실증하기로 했다.

민병관 농가에게는 백옥찰벼, 녹원찰벼의 시범재배와 유색벼 10종 재배기술이 접목되었다. 종자 보급은 물론 논갈이 작업, 우렁이 방사, 병충해 관리 등 구체적인 재배기술이 보급되었다. 송순곤 농가는 현장접목 과제로 백옥찰과 적진주 시범재배가 적용되었다. 홍대수 농가는 조생흑찰을 친환경 농법으로 시범재배하기로 했다.

농가들은 현장접목을 통해 소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유색미는 상품성과 수확량이 많은 데다 부수적으로 볏짚 양도 많아 추가적인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색미와 찰벼 재배 노하우 획득, 신품종 우수성 확인

민병관 농가는 병충해가 발생되었을 때 연구진과 협력해 방제와 관리로 추수기까지 성공적으로 재배기술을 적용했다. 하지만 만생종 타입인 녹원찰벼가

끝내 수확기에 벼가 제대로 익지 않아 제대로 수확하지 못했다. 대신 사료용으로 활용해 첫 수확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는 이듬해 재배 노하우를 쌓으며 신품종의 우수성을 확인하는데 집중했다.

송순곤 농가는 백옥찰벼의 뛰어난 상품성 덕분에 풍성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었다. 백옥찰벼에 대한 관심이 강해 재배면적 확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새로운 품종과 재배기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지역 특산품인 한방약재를 이용한 퇴비를 만들어 신품종 생산에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수 농가는 연구진이 제시한 재배기술에 따라 조생흑찰을 재배하면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복합영농을 시행하고 있어 유색미 생산 이후 고품질의 짚을 사료용 작물로 활용해 부가수익을 올렸다.

▲단위 면적당 수확량 월등히 높은 백옥찰벼

친환경 유색미 시장은 아직 시장 진입단계에 있다. 하지만 다양한 신품종 개발로 고객들의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재배기술을 발전시킬 여지가 많이 남아 있고,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농가들은 현장접목을 통해 유색미 재배기술 노하우를 축적했고, 성장 가능성을 현장에서 터득했다. 품질향상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쌀 시장에서 하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일반 쌀에 비해 기능성이 뛰어나 품질이 더욱 향상되면, 유색미를 고소득 작물로 추가할 수 있다.

백옥찰벼는 다른 품종과 비교해 재배나 생산 환경이 비슷하지만, 수확량과 알곡 크기가 좋아 상품성이 뛰어나다. 일반 벼 알이 110개 정도 수확된다면, 백옥찰벼는 160개 정도로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월등이 높다. 농가에게 생산성 향상과 수익증대를 안겨줄 유색미 대표 품종이라고 할 수 있다. 조생흑찰은 다른 품종에 비해 조숙한 특징이 있어 이모작을 하기에 적합한 품종이다. 따라서 이모작으로 인한 농가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

유색미는 수확 후 고품질의 사료작물로 활용이 가능해 농가에 부수적인 수익을 안겨준다. 또한 기존의 노동력 대비 생산량이 증가해 농가의 이익으로 연결된다. 유색미의 최고의 장점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다

“쌀의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습니다. 웰빙을 추구하면서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쌀이 함유한 생리활성 기능이 밝혀짐에 따라 기능성 물질 함량이 높은 품종이 점차 각광받고 있습니다.”

국립식량과학원 최용환 연구관의 말처럼 좋은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유색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된 조생흑찰은 웰빙식단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해 시장진입이 용이하다. 일부 품종은 백화점, 홈쇼핑, 인터넷 등을 통해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유색미 품질 안정화를 바탕으로 한 재배면적 확대가 절실하다. 기능성이 강화된 유색미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다양한 신품종 유색미의 개발로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 그러면 유색미 농가가 확대되어 보다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어 시장 확대와 함께 식문화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 유색미는 그럴 만한 충분한 자격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기능성 유색미 및 찰벼 생산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식량과학원 최용환 연구관(031-290-6802)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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