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팜파티, 농촌관광의 新패러다임

입력 2013-12-02 08:54 수정 2013-12-0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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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8

“농장에서 파티를 한다고”

처음 듣는 농민들이나 참여해달라고 부탁받은 소비자나 모두 난감하다. 농촌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거리감이 크기 때문일 터. 그런데 나름 의미 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농장에서 진행하는 파티가 ‘재미있다’고 소문나기 시작 한 것이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우수한 농산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팜파티를 개발하였으며, 국립농업과학원은 새로운 형태의 도농교류 사업모델의 필요성을 느껴서 문화콘텐츠 및 마케팅 수익 모델에 관한 연구를 추진하였다. 팜파티는 기존 마을 중심의 정부지원사업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개별농가 역량강화를 통한 소득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팜파티는 말 그대로 ‘Farm Party’

팜파티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이 소비자들과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하여 2009년 우수고객을 농장으로 초대하여 농산물과 농촌의 문화를 융합하는 파티를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요즘 소비자들이 건강한 먹을거리와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에 주목해 소비자와 농장 간의 교류에 중점을 둔 것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던 농가들은 소비자와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그 고민을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가 소비자와 농산물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농산물의 첫 출하 시점에 맞춰 도시민 초청 파티를 한 것이 시작이었다.

본 연구 사업은 팜파티 문화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시작되었다. 국립농업과학원 김미희 연구관은 “최근 농가에서 산발적으로 팜파티가 개최되고 있으나, 정확한 개념정립이 이뤄지지 않거나 기획이 없이 시도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팜파티 기획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실무, 실습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농업과학원, 전라남도농업기술원, 화순군농업기술센터, 해남군농업기술센터의 30명 연구진은 ‘자원 발굴’, ‘문화콘텐츠 활성화’, ‘ 마케팅 전략 개발’ 등 각 분야의 기술들을 농가에 접목해 체계를 잡아주었다.

▲도시 인근 농촌은 농촌대로 먼 곳은 먼 곳대로 맞춤형 접목

연구 첫 해인 2012년에는 팜파티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기술보급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고, 2013년에는 발굴한 콘텐츠와 마케팅 기법을 현장에 활용하는데 힘을 썼다.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농가는 화순과 해남의 각각 5농가씩 총 10농가이다. 화순 지역 농가에는 ‘도심근교형 팜파티 현장실증’ 기술이, 해남 지역 농가에는 ‘원거리형 팜파티 현장실증’ 기술이 접목되었다. ‘도심근교형 팜파티 현장실증’은 인근 대도시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고, ‘원거리형 팜파티 현장실증’ 기술은 해남이라는 먼 곳으로 도시민이 찾아올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었다.

팜파티의 가장 큰 장점은 농가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농가별로 생산하는 농산물과 농장주의 철학이 다르다는 게 팜파티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장점이 된다. 결국 팜파티의 성공적인 진행은 농장주의 철학을 소비자가 공감하는 데에 있다. 농장주가 자신이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원칙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소비자와 신뢰를 쌓아 나가야할 방안과 아이템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한다.

참여 농가들은 기존에 이미 팜파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농가들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여기에 다양한 마케팅 교육이 진행되면서 스스로 체계를 잡아갔다.

▲홍보 강화를 통해 신규 고객 발굴하라

본 연구사업 첫해인 2012년에는 홍보를 강화하고 상품 개발 및 고객 발굴 활동을 주로 진행했다. 팜파티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홍보, 상품, 고객 3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홍보는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를 가리지 않고 진행했다. 또, 참여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로 상품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상품은 지역의 문화재 및 농장을 최대한 활용해서 개발했다.

팜파티는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한 사업이다. 비용은 가능한 줄이고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 농가들은 자신의 농장과 인근 농장과 연계 파티를 추진해 운영비용 절감하고, 파티에 소요되는 음식 및 재료를 참여자가 같이 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차년도인 2013년도에는 실질적인 상품 개발과 마케팅기법 현장 활용이 주로 진행됐다. 느타리와 장아찌 선물세트, 절임 배추, 밤 호박 머핀 등 새로운 상품 개발이 이루어졌고, 다양한 매체 노출로 고객 발굴이 입체적으로 진행되었다.

첫해에 비해 가장 크게 향상된 것은 농가의 파티 기획 능력이었다. 계절에 따라 콘텐츠를 달리하거나,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나눠 맞춤형 파티를 기획하는 등 세련미를 더했다. 파티비용이 원가절감 노력 및 노하우 축적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줄어든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새로운 상품 개발로 추가 소득원이 발굴되기 시작했고, 경영관리 능력 역시 향상되기 시작했다.

▲어떤 이야기와도 접목 가능한 팜파티

외국인과 함께하는 한옥파티, 생일파티, 추수감사절 파티, 발효식품을 활용한 파티, 자두파티, 고객감사파티. 현재까지 진행되었던 팜파티 주요 아이템 들이다. 단순히 농산물 중심의 파티가 아닌 농산물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의 접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발효식초를 생산하고 있는 ‘발효삼매경’ 박나미 씨는 팜파티를 통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사례다. 그는 “발효식품을 어떻게 판매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많았는데 팜파티를 기획하면서 생일파티, 학교선생님들을 위한 론칭 파티 등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이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농장에서 생산하는 자두 대부분을 블로그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참새미자두’ 박혜영 씨는 감사의 의미로 고객을 초대해 팜파티를 개최했는데, 고객과 신뢰가 확보되자 자두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 개발을 시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팜파티를 통해 마케팅의 활로를 찾고 이를 기반으로 가공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산더덕과 밤을 주로 생산하는 화순 청정자연농원 김영숙 씨는 외국인들을 농원 내 한옥으로 초청하여 파티를 진행해 큰호응을 얻은 바 있다. 농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팜파티를 통해서 3~40%의 매출 증대가 이루어졌다.

▲팜파티의 확장, 창의적인 농장만의 콘텐츠가 답이다.

최근 팜파티 관련 뉴스가 연구사업을 추진 중인 전라남도 이외에 경북, 강원, 충청, 경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보도되고 있다. 농가의 새로운 사업모델로서 팜파티 농가를 양성한다는 내용이다. 무분별한 확장만 아니라면, 새로운 농촌 활력 사업으로서 의미는 크다.

기존의 마을 단위 사업에서 농장 및 농가 중심 사업으로 변화했다는 점과 농장주의 철학을 담은 콘텐츠 개발이 우선 시 된다는 점에서 기존 인프라구축 중심의 정부지원사업과 다르다. 이런 점이 전국의 많은 농장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이유이다.

본 사업의 콘텐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농업과학원 김경희 박사에 따르면 “농장 별로 추진하고 있는 팜파티의 콘셉트와 콘텐츠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얼마나 창의적이고 농장주의 철학을 반영했는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져올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의 내용을 담은 사례집과 팜파티 문화콘텐츠 개발 가이드북을 제작할 예정이다.

팜파티의 궁극적인 목적은 농가의 소득증대 및 삶의 질 향상이지만, 소비자에게 우리 농촌의 가치와 의미를 알려줄 수 있으며 동시에 재미까지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사업이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융합농업담당관실 김덕현씨는 “농촌에 문화코드가 접목된 상품개발을 통해 농산물 판로확대를 위한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만들어진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농촌체험이 상품 중심이라면, 팜파티는 농장중심, 교류중심, 관계중심으로 참여 지향적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농장주는 마케팅 비용의 절감, 고객신뢰도 향상, 브랜드 가치의 향상과 같은 유무형의 효과를 보고 있고, 소비자는 새로운 여가시간의 활용, 구입비용 절감, 농산품에 대한 신뢰 등이 가장 큰 혜택이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박나미(전남 화순군)씨는 “소비자와 농민간의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 생각으로 추진했죠. 물론 첫 번째는 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동시에 농업인과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싶었죠. 농가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화된 콘텐츠가 나오면 안돼요. 우리농장만의 콘텐츠를 꼭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팜파티(Farm Party) 문화콘텐츠 및 마케팅 수익모델에 관심 있는 농가는 국립농업과학원 김미희 연구관(031-290-0262)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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