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왔어요" '일베' 회원 첫공판…고개떨군채 침묵

입력 2013-11-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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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에게 잘못을 했다."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에 5·18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기소된 '일베' 회원 A(20)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28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202호 법정.

앳된 외모의 A씨는 법정의 엄숙한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듯 거듭 고개를 떨궜다.

재판장이 자신을 호명하자 변호인과 함께 무거운 발걸음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A씨는 착잡한 듯했다.

변호인은 A씨의 거주지가 대구임을 들어 대구로 관할을 옮겨달라며 관할위반 신청을 했다. 관할위반 선고는 12일 이뤄진다.

별다른 발언 기회를 갖지 못한 A씨는 변호인과 함께 신속하게 법정을 빠져나왔고 밖에서 대기하던 취재진과 마주쳤다.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A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A씨가 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취재 요청을 거부했다.

거듭된 질문에도 A씨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고 이에 변호인이 A씨의 입장을 대변하며 "A씨가 나이가 어려 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잘못을 했다"며 대신 사과했다.

이어 5·18 유가족들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사과를 했다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A씨는 변호인의 답변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과' 얘기를 전해들은 5·18 단체는 그러나 A씨가 사과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경진 5·18 부상자회장은 "5·18 관련자와 유가족 어느 누구에게도 A씨가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사과 한마디 없이 상황이 어려우니 마지못해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정춘식 5·18 유족회장도 A씨가 유족들에게 사과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고 희생자와 유족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5·18 당시 죽은 아들의 관 옆에서 오열하는 어머니의 사진에 택배운송장을 합성해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 왔다, 착불이요"라는 설명을 붙인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5·18 희생자의 시신 수습과 운구하는 사진을 두고 "배달될 홍어들 포장완료된 거 보소" "홍어포 한 장 주세요" 등의 게시물을 올려 5·18 단체 등으로부터 고소·고발된 '일베' 회원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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