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분노, 딱 0.25초만 참으면 된다

입력 2013-11-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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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버넷 골먼 '내 감정의 함정'

감정 표출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딱 몇 초 정도만 참았더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그 짧은 시간을 못 참아 후회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타라 버넷 골먼의 ‘내 감정의 함정’은 불교의 마음 다스리는 법을 실용서로 정리한 책이다. 불교심리학의 핵심 메시지를 매뉴얼화한 책이다.

“수시로 혹은 이따금 끓어오르는 울화와 불안 그리고 분노를 어떻게 잠재워야 하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상당 부분은 감정의 습관에 있다. 감정은 정해진 회로판에 따라 움직인다. 우리가 감정의 회로판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면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는 못난 사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인지치료의 창시자 아론 벡 박사는 우울증을 감정의 극단적 모드(mode)로 해석한다. 여기서 모드는 ‘광범위한 경험의 범주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전반적인 현상’을 뜻한다. 우리는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이 모드’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저 모드’를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감정의 모드’는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며, 무엇을 원하고 어디에 주의를 집중하며, 무엇을 인식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관한 일련의 정신적 틀’을 가리킨다. 모드는 누가 결정하는가.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다. 모드의 선택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세계를 창조한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많은 종류의 심리적 반응들, 습관적 우울증과 분노, 불안, 초조감 그리고 스트레스 등은 얼마든지 바람직한 모드를 선택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저자는 불교심리학이 제시하는 5가지 해법을 찾았으며, 이는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적용해 볼 수 있다.

첫째, 알아차림. 분노와 같은 감정이 온몸을 덮칠 때면, 자기 감정의 모드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감정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다면 감정의 함정에 빠지는 잘못을 피할 수 있다. 붓다는 제자들에게 “모든 형상은 허망한 것이니, 형상에 얽매이지 않으면 곤 여래를 보리라”고 가르쳤다. 감정에 사로잡혀 외부의 현실을 왜곡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얻게 되리라는 깨달음이다.

둘째, 깨어있음. 알아차림을 가동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동적 감정 습관을 의식의 표면으로 가져올 수 있다. 동물적 반응을 잠시 접어두고 감정의 통제권을 뇌의 기저핵에서 전두엽으로 옮길 수 있다. 모든 감정 습관의 변화는 잠시 ‘깨어 멈추기’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깨어 있는 마음’에 해당하는 티베트어는 드렌파와 세신 그리고 비유다. 드렌파는 ‘어떤 가르침을 기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멈추는 태도’, 세신은 ‘하나의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준비작업’, 그리고 비유는 ‘현명한 실행’이다. 교통 신호등에 비유하면 순서대로 빨간불(멈춤), 노란불(생각), 초록불(행동)에 해당한다.

셋째, 받아들임. 자각과 행동 사이에는 0.25초가 소요된다. 그래서 불교심리학에서는 ‘깨어 있는 4분의 1초’라고 부른다. 충동과 행동 사이에 의도적으로 간격을 만들어서 감정의 제어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잠시 참으면 된다. 현대 불교 심리학에서는 0.25초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마지막은 벗어나기와 토대 쌓기다. 극단적 모드를 바꾸는 부분을 파편화된 자신을 온전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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