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똑똑한 은퇴] 노후빈곤을 피하려면

입력 2013-11-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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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노인 빈곤율이 높은 국가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중 빈곤율은 45%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가구 중 연간 소득 1000만원이 안 되는 가구는 전체의 61%에 달한다. 어떠한 통계를 봐도 한국의 노인들은 세계적으로 소득이 낮은 상황이다. 모든 노후준비를 가족 내에서 해결하던 시대에서 갑자기 자신이 노후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저출산, 장수사회를 맞이했기 때문에 이런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장년층에도 노후빈곤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녀의 학자금과 결혼자금에 대한 부담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 세계 나라 중에서 자녀의 대학 학비에다 결혼자금까지 대주고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국민은 많지 않다. 조기 정년이라는 고용불안과 경기의 장기 침체마저 겹치면서 노후빈곤 현상이 현재의 노인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울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노후빈곤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수입보다는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써야 한다. 자녀에 대한 각종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생활규모도 줄일 수밖에 없다. 수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경제를 생각하면 쉽지 않을 것 같다.

둘째, 기업 못지않게 가계도 가혹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가계 경제를 기업으로 간주하면 부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크면 잠재적 파산 상태다. 기업이 많은 부채로 파산할 가능성이 있으면 부채를 줄이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가계도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과 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셋째, 노후자금 마련 방법을 변경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금융자산 투자 시 운용 방법으로 예·적금을 선호하는 비율이 91%에 달한다. 금융위기로 주가 폭락을 경험하고 난 후 투자를 하겠다는 유전자는 없어져 버린 것 같다. 예금 이자율이 2%대에 불과하지만 투자하겠다는 생각은 노후빈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자금운용 방법이다. 좀더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외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투자로 노후빈곤을 피해 갈 수밖에 없다.

넷째, 정부의 복지 혜택이 현재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노후빈곤 문제를 정부의 재정지출로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치솟는 노인인구 비중으로 인해 복지정책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현재 12%에 불과한 노인 비중은 2030년이 되면 34%로 치솟게 된다. 앞으로 계속 줄어드는 젊은 납세자들이나 저성장 경제를 감안하면 복지지출은 한계가 뚜렷해진다.

이렇게 놓고 보면 사실 노후빈곤을 줄이는 획기적 방법은 없는 셈이다.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저축보다는 투자를 더 강화하고, 정부의 손길을 기대하지 않는 굳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말을 장황하게 한 것이다. 지금의 중장년들은 과연 노후빈곤을 피할 수 있을까? 이대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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