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프로야구 석패했지만… 더 빛난 박용만의 야구 사랑

입력 2013-11-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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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자주 경기장 찾아 응원, 소통·화합 일궈내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찾은 두산 박용만 회장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두산의 컬러는 끈기 아닙니까. 9회 말까지 지켜보면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당시에는 두산베어스가 삼성라이온즈와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박 회장에게 여유는 없었다. 대신 ‘최선’, ‘끈기’, ‘노력’ 등 인화(人和)를 강조하는 단어들이 그의 화술에 자주 언급됐다. 박 회장이 승리보다는 과정, 그 속에서 얻는 소통을 중시한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두산베어스는 정규시즌 4위팀 사상 최초 우승을 눈앞에 두고 삼성라이온즈에 트로피를 내줬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박 회장이 보여준 리더십과 두산베어스 선수들이 보여준 박력은 대중에게 많은 것을 시사했다.

박 회장은 플레이오프부터 거의 매번 경기장을 찾았다. 야구에서 그룹의 회장이 이 만큼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을까. 박 회장이 야구장을 찾을 때마다 사진 플래시는 경기장보다 관중석을 향했다. 일반 관중석에서 목청을 높이며 응원하고 트위터를 하는 박 회장의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그는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린 지난달 31일 대구구장에서는 직접 덕아웃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당시 “오늘 이 자리에 승리만을 바라고 온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많은 사람들로부터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는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오늘 승리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공 하나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배려가 묻어있는 격려였다.

박 회장은 평소에도 야구장을 자주 찾는 ‘야구광’으로 유명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이 일회성 이벤트는 아니라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스포츠 구단 운영이 단순히 그룹 이미지 개선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진정성 있게 대중과 소통하고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박 회장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1982년 야구구단 창립 이후 매년 큰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양대 스포츠 산업마케팅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 4개 스포츠리그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르면 두산베어스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1694억원에 이른다. 마케팅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박 회장과 두산베어스가 보여준 모습은 이 보다 더 큰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단지 숫자가 중요할까. 박 회장이 보여준 야구사랑, 그의 리더십이 우리 사회에 어떤 자취를 남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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