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트래핑]하얀 바위 아래 오색빛깔 단풍 '백암산-백양사 가인자동차야영장'

입력 2013-10-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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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진 여행작가

가인자동차야영장에 도착해서야 야영장 뒤로 솟아 있는 하얀 산의 정체를 확인하게 된다. 자연히 내장산이라 생각되지만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백암산이다.

백양사 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한 번, 야영장에 배낭을 내리며 또 한 번, 밥 먹다 한 번, 해 지기 전 다시 한번, 무엇에 홀린 듯 수없이 고개를 들어 하늘과 땅 사이에 걸쳐진 백암산에 눈길을 보낸다. 멀리서 보기만 해도 좋은 산이 있고, 그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산이 있다. 백암산은 후자다. 다음날 일정으로 생각해 둔 등산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내장산국립공원 백양사남창지구 안내도(사진=장성군관광안내지도)

야영장의 각 구역은 매우 넓다. 자동차가 없는 경우 허허벌판에 홀로 야영하는 것처럼 자리를 이용할 수 있다. 빠른 시간에 텐트를 치고 건강함이 전해지는 쌍화차 한 잔 마시며 호사로운 여유를 만끽한다.

저녁 무렵이 되자 하나둘 자동차가 들어오고 어느새 야영장을 가득 채운다. 아이들은 자연을 벗 삼아 모르는 옆집 아이들과 금세 어울려 놀고, 부모들은 하룻밤 그들을 지켜줄 안식처를 구축하느라 여념이 없다. 해 질 녘 금빛 조명이 비춰진 모든 풍경과 소리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화사하고 아름답다.

다음날의 등산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어느덧 차가워진 숲속의 밤. 전기 사용이 가능한 야영장이지만, 보온성 좋은 가벼운 옷과 침낭으로 추위를 견뎌낸다.

▲백암산백양사 입구석

내 방보다 훨씬 가뿐하게 아침을 맞이한다. 아직 어둠이 채 물러나지 않은 아침 6시. 한 잔의 커피로 속을 깨우고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길을 나선다. 사실 훔쳐 갈 만큼 귀한 물건들이 있지도 않지만 자연과 그 속을 찾아온 사람들의 양심을 믿으며 짐은 그 자리 그대로 둔다. 대한민국 비경으로 손꼽히는 단풍나무 길을 지나 백양사에 도착한다.

▲쌍계루를 사진 촬영하는 관광객

백양사 쌍계루와 그 앞 호수는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의 단골 촬영지다. 아침이 밝아오는 풍경을 위해 많은 사진사들이 저마다의 카메라를 들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백양사에서 시작하는 백암산 등산로는 여러 코스로 나뉘어 있다.

▲상왕봉 정상

체력과 시간에 맞춰 쉬운 길로 올라가 백암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상왕봉을 보고 다소 어려운 백학봉 코스로 하산하는 것을 선택한다. 멀리서 바라보던 백암산은 아직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지만 산속에는 붉은 단풍들이 떠오르는 태양빛에 반짝거린다.

▲백학봉 계단길

운문암을 지나 입암산, 사자봉, 상왕봉으로 방향이 나뉘는 능선사거리에 도착한다. 그리고 얼마 후 멀리 내장산이 보이는 상왕봉에 도착하고 차가운 아침 이슬을 헤치며 하산하기 시작한다. 곧 다소 어려운 구간으로 구별된 백학봉에 도달한다. 남녀노소 찾을 수 있는 국립공원의 위상답게 직각에 가까운 절벽 위로 안전한 계단이 마련돼 있다. 그제서야 하나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려가는 이는 나 혼자이고 모두가 오르는 중이다.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를 뒤로하며 멋쩍은 여유를 부리면서 길을 이어간다.

▲약사암에서 백양사 촬영하는 관광객

▲백양사 대웅전과 백암산

기대하던 약사암에 도착하니 천년고찰 백양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머무는 사람 모두가 감탄사를 내뱉는다. 다시 백양사에 도착. 아침 구름이 가신 하늘은 점점 파랗고 맑은 가을 하늘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백양사 사이 백암산의 풍경 속에서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한다.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여기저기 흘러 넘친다. 아침보다 많은 사람들이 쌍계루와 호수 주변에서 즐거운 한때를 맞이하고 있다.

다시 야영장에 돌아와 가벼운 식사를 하고 빠르게 짐을 챙겨 백암산을 뒤로한다. 새벽부터 움직인 탓인지, 서울로 향하는 기차에 앉자마자 스르르 눈이 감긴다. 그리고 꿈 속, 오색찬란한 빛으로 물든 백양사와 백암산 풍경을 다시 한번 만난다. 한동안 꿈에도 잊을 수 없는 여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여행정보]

◇ 내장산국립공원-가인자동차야영장

-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 109 / 061-393-3088

- 인터넷 선착순예약제 www.knps.or.kr

- 입장료 어른 3,000원 주차비 5,000원/1일

- 야영데크 11,000원 / 전기 사용료4,000원 / 데크 무 전기사용 가능 / 화장실 및 취사장 유 / 식당/슈퍼 유

◇ 대중교통 이용법

-서울역~장성역 KTX1544-7788 / 2시간 30분

-영등포역~백양사역 무궁화호1544-7788 / 3시간 40분

-센트럴시티터미널~장성공용버스터미널 02-6282-0114 / 3시간 15분

-장성공용버스터미널~사거리터미널~백양사입구 1666-6620 / 30분

◇ 텐트 외 숙박

-백양관광호텔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333-3/061-392-2114/www.baegyanghotel.co.kr

◇ 트레킹

-백암산 상왕봉 / 약 4시간 소요 / 야영장 출발 왕복 약 11km / 상왕봉 741m

◇ 대중교통 캠핑 TIP

-자신의 상황에 맞는 무리하지 않는 일정 선택

◇ 그곳 그 맛

- 장성 대봉, 단감, 곶감/ 백양사 입구 일대 / 택배가능/ 장성백양곶감영농조합법인 061-392-4422 www.장성대봉곶감.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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