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현실로 들이닥친 유비쿼터스- 홍진석 부국장 겸 온라인뉴스부장

입력 2013-10-21 13:2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1988년 미국 제록스 소속 연구자였던 마크 와이저는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개념으로 다가올 정보혁명의 미래를 조망했다. 언제나 어느 곳에서든 정보를 주고받은 환경의 도래다. 컴퓨터는 물론 자동차, 냉장고, 안경, 시계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망과 무제한 연결되고 있다. 마크 와이저는 기업용 초대형 컴퓨터의 출현을 1차혁명, 개인용 컴퓨터(PC)의 개발을 2차혁명으로 규정한 데 이어 유비쿼터스의 보편화가 3차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25년 전 추상적인 밑그림에 그쳤던 유비쿼터스가 2007년 스마트폰 출현 이후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 해외 연구기관은 대한미국이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보급에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은 선진국보다 2년여 늦은 2009년 말부터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는 세계에서 가장 빨랐다고 평가할 만하다.

국내 유비쿼터스 환경 조성은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 환경 고도화, 그리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활약 덕분이다. 모바일시장은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과 다음의 경쟁에서 시작됐다. 네이버 퇴사자들이 만든 카카오톡 역시 초기 진입자였다. 당초 다음의 선전이 두드러졌지만 네이버의 반격도 거셌다. 네이버에겐 운도 따랐다. 국내에서 카카오톡에 밀렸지만 라인이 일본 등 해외에서 초고속성장을 거듭했다. 미국 메이저 언론사들은 일본, 유럽, 남미까지 확산 중인 라인의 돌풍을 다루며 페이스북이나 트워터에 비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했다.

유비쿼터스 시대 진입 이후 새로운 모바일 환경에 둔감했던 기업과 신속하게 적응한 기업 간 운명이 확연히 갈렸다.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융합기기다. 전자계산기,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저가형 내비게이션, MP3플레이어 등은 순식간에 스마트폰에 시장을 빼앗겼다. 개인 간 소통뿐 아니라 기업 내부 소통에서도 스마트폰용 모바일 메신저가 PC버전으로도 출시되면서 가장 중요한 업무도구의 하나로 부상했다.

유비쿼터스 환경에 대한 적응은 IT기업이나 포털업계만 필요한 게 아니다. 전통적 기업들마저 유비쿼터스 환경을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기업 가치는 물론 기업 존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운동화와 스포츠웨어에서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는 조깅앱을 일찌감치 아이팟 시절부터 제공해왔다. 나이키 마니아들은 자신의 조깅 기록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마니아 커뮤니티에서 친목관계를 맺을 수 있게 했다. 하기스 브라질 지사는 아기 기저귀에 센서를 달아 주목 받았다. 아가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도 스마트폰에서 기저귀 교체시간을 알려준다.

테슬라의 차기 모델 전기차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적합한 최신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계기판 대신 대시보드 가운데에 설치된 큼직한 태블릿형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교통당국의 승인을 받게 되면 양쪽 사이드미러 대신 소형 카메라를 장착할 계획이다. 사이드 미러를 제거하면 공기 저항 감소로 가속 능력을 키우고 배터리 소모량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최근 사용자 이용 패턴을 분석한 뒤 하루 평균 모바일기기(스마트폰, 태블릿) 47분, TV 43분, PC 39분이라고 발표했다. 모바일 사용 시간은 더욱 늘어나는 반면 PC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조짐이다.

유비쿼터스 세상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모든 기업이나 조직들이 촘촘히 전방위로 전세계로 이어져 있는 고객들의 스마트 라이프에 대한 이해가 기업 생존의 선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7만원대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이 2018년까지 후진국에서 폭발적으로 보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 용량을 줄여 가격을 낮추더라도 클라우딩 컴퓨터에서 제공되는 앱 서비스로 고가스마트폰 못지 않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이 2020년까지 급팽장하는 가운데 후진국 시장의 급부상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글로벌 유비쿼터스란 비즈니스 환경에서 먹거리를 찾아내야 생존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시대에 이미 깊숙이 들어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77,000
    • -1.8%
    • 이더리움
    • 5,302,000
    • -2.05%
    • 비트코인 캐시
    • 649,500
    • -4.77%
    • 리플
    • 730
    • -1.48%
    • 솔라나
    • 234,800
    • +0.04%
    • 에이다
    • 635
    • -2.01%
    • 이오스
    • 1,126
    • -3.26%
    • 트론
    • 154
    • +0%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150
    • -1.53%
    • 체인링크
    • 25,750
    • -0.27%
    • 샌드박스
    • 621
    • -2.5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