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독일 뮌헨 성당순례…98.57m 솟은 첨탑 가톨릭의 권위 실감

입력 2013-10-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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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 프라우엔키르헤…뮌헨시 당국 “성당보다 높은 건물 지을 수 없다” 神聖에 대한 예의

▲프라우엔키르헤 첨탑. 뮌헨시에서는 100m 가까이되는 프라우엔키르헤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 성당은 어디야?”

“글쎄… 처음엔 다 기억했는데 몇 군데 다녀보면 다 비슷비슷해서 잘 모르겠어.”

유럽 여행 후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지인들과 함께 보면서 나누는 흔한 대화다. 사진으로 유럽의 성당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다양하고 독특한 성당의 양식과 매력에 매료된다. 현지에서 직접 성당을 접할 때의 느낌은 사진을 볼 때와는 또 다르다.

종교의 유무와 어떤 종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성당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심지어 관광하는 도시마다 많은 성당들을 방문해 특징을 메모해 두지 않으면 어디였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독일 뮌헨하면 대부분‘10월의 맥주축제(Oktoberfest)’나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명문 축구팀의 연고지, 혹은 BMW의 본사가 있는 곳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뮌헨은 구 시가지 내에만 수십여 곳의 성당이 있다. 성당 자체가 유명 관광명소다. 뮌헨 시내 관광의 중심은 구 시청사 건물이다. 프라우엔키르헤(Frauenkirche)는 바로 그 뒤편에 자리한 성당으로 뮌헨뿐만 아니라 독일을 대표하는 성당 중 하나다. 가장 높은 북쪽 첨탑의 높이가 98.57m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5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역대 주교들이 잠들어 있는 지하 납골당도 일부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엄숙한 가운데 여행으로 들뜬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약 150만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뮌헨이지만 프라우엔키르헤보다 높은 건물은 지을 수 없도록 규제한다는 점도 이 성당이 갖는 상징성을 대변한다.

프라우엔키르헤에서 구 시청사를 나오면 맞은편에 상트 페터(St. Peter)라는 작은 성당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이 성당은 입구가 워낙 작아 자칫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바로 옆 큰 서점 뒤쪽 골목으로 출입구가 있어 서점만 발견하면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성당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백색의 천장과 벽 그리고 그것과 대비되는 금으로 만든 다양한 조각상들이 인상적이다. 미사 시간에 맞춰 뒤쪽 2층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면 큰 행운이다.

상트 페터 입구 바로 맞은편 출구로 나오면 자연스럽게 빵굽는 향에 취할 것이다. 노천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빵집 뒤쪽으로는 상설 재래시장이 펼쳐져 있다.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슬슬 시장을 둘러보며 시장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또 하나의 성당인 아삼성당(Asamkirche)을 볼 수 있다.

▲아삼 성당의 화려한 내부 모습. 로코코 양식의 백미로 꼽히는 성당으로 외형은 크지 않지만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아삼 성당의 외형은 주택가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보통의 건물이다. 때문에 이곳이 성당인지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만일 근처를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작은 문으로 자주 드나드는 것은 본다면 무조건 따라 들어가 볼 것을 권한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크의 최고봉 이른바 로코코 양식의 대표적인 성당이 바로 아삼 성당이다. 학창시절 ‘일그러진 진주’라는 표현으로 소개되던 로코코 양식을 왜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마치 양초가 녹아내리는 듯한 과도한 장식에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아삼 성당으로 눈높이가 한껏 높아졌다면 마지막으로 외형은 크지만 내부는 소박한 상트 카예탄 테아티너성당(St. Kajetan Theatinerkirche)을 소개한다. 바로크 혹은 로코코 양식이지만 금장식이나 금조각상은 물론 그 흔한 금색조차 접할 수 없는 성당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들다. 단지 하얀색의 내부와 검은색의 설교단만이 흑백의 조화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금장식이라고는 단지 설교단의 상단에만 약간 입혀져 있을 뿐이다.

뮌헨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도시들엔 수많은 성당들이 존재한다. 무조건 사진찍기에만 몰입해 구별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것보다는 성당에서 나름대로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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