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말 부실채권 22조 ‘전전긍긍’

입력 2013-10-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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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發 위기 재현 우려…“리스크 관리 허점 노출”

은행권에 기업발(發) 부실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일부 대기업의 유동성을 점검한 결과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취약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고민은 깊다.

당장 오는 연말까지 18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최대 22조원대로 추정되면서 금융당국 차원의 지원이 없으면 대기업발 은행 위기가 또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 경기에 민감한 해운, 건설, 조선업 등 이른바 취약업종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은행권은 금감원이 제시한 연말 부실채권 목표비율 1.49%를 맞추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해 STX그룹에 이어 동양그룹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부실채권 비율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기업여신 담당 부행장은 “올해 들어 건설·조선·해운에 이어 석유화학·철강·시멘트 분야까지 취약 업종으로 지정된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지원책 없이 은행 전담으로 대기업 부실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하반기에만 최대 17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는 상반기 10조원 대비 7조원가량 증가한 규모다. 하반기 중 대손상각과 매각 규모는 각각 6조원, 4조원으로 상반기 3조2000억원 및 2조7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문제는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신규연체 발생액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8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13%로 전달의 1.06%에 비해 0.07%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이 기간 신규연체가 2조2000억원 발생하며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1조4000억원을 크게 상회한 탓이 크다.

금감원은 올해 말 기준 은행권의 부실채권 정리실적을 26조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부실채권 발생 규모를 29조6000억으로 예상하면서 3조원가량 부실채권 확대폭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부실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은행권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 6월 말 기준 1.95%로 지난해 말 1.5%보다 0.45%포인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사실상 떼인 돈으로 보는 추정손실은 3조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은행권 추정손실 증가율은 25%로 고정(6%), 회수의문(12%) 증가율의 2~4배에 이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 리스크담당 부행장은 “올해 급증한 은행권 부실채권은 2000년대 중·후반 건설, 조선업이 호황이던 시절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에 급급해 대규모 대출을 해 준 것이 원인이 됐다”면서 “각종 수수료로 푼돈을 벌어 봐야 대기업 대출 부실 한 건으로 은행 전체가 휘청거리는 등 리스크 관리 헛점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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