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폴트는 면했지만…체면 구기고 국제 리더십도 타격

입력 2013-10-17 08:54 수정 2013-10-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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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미봉책 불과·S&P 미국 성장률 전망 2%로 하향

미국 의회가 16일(현지시간) 내년 1월 중순까지 예산안을 적용하고 2월7일까지 부채상한에 증액하기로 합의하면서 미국은 가까스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모면했다.

미국은 그러나 2주 넘게 지속된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중지)과 디폴트 우려에 따른 성장 둔화라는 부작용을 안게 됐다. 또 기축통화국으로써의 신뢰에 금이 가는 등 국제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이날 합의안은 한시적 미봉책에 불과해 내년 초에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셧다운과 디폴트 위기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지북은 기업들은 대체로 미래 경제활동 전망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보였지만 연방정부 셧다운과 국가부채 상한 논란에 따른 불확실성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셧다운과 함께 디폴트 위기 여파로 연준이 이달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제3차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타결에도 경제적 피해는 막대하다”며 “이에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내년 3월이나 6월로 미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동공구기업인 스탠리블랙앤드데커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셧다운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올해 주당순이익 전망을 종전의 5.40~5.65달러에서 4.90~5.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회사 주가는 이날 14% 폭락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셧다운으로 미국 경제에서 240억 달러(약 25조6000억원)가 사라지게 됐다”며 “이에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0.6% 깎일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4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의 연율 3%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IHS글로벌인사이트도 이날 “셧다운 영향을 반영해 4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6%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2011년 부채한도 상향 조정으로 S&P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인 ‘AAA’에서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은데 이어 다시 신용등급이 위협받게 됐다.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놓았다.

셧다운과 디폴트 위기 등으로 미국의 정치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등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고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등 워싱턴에 남아있는 동안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가 역내 파트너들을 두루 만나면서 외교와 무역 방면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재로 미국이 주도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반면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에서 잇따라 열렸던 정상회의에서 TPP에 맞불을 놓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부각시켰다. RCEP는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 일본 인도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 6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또 중국 관리들은 연일 “미국은 중국의 투자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며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국이자 기축통화국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국에 훈수만 두던 미국이 거꾸로 충고를 받는 굴욕을 당하게 된 셈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3일 사설에서 “미국 리스크로부터 세계 경제를 지키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모든 국가가 ‘탈(脫)미국’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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