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민원을 줄이자] 불완전판매 책임소재 명확히… 부실계약 사전 차단

입력 2013-10-11 10:1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下 민원감축 어떻게> 고지 의무 위반부실 고지 예방… 민원 많은 설계사엔 제재 강화

▲보험사들이 보험민원을 효과적으로 감축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도 필요하지만 소비자를 ‘거래 상대방’에서 ‘상생의 파트너’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보험설계사가 노부부에게 보험 상품을 설명하는 모습.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민원 감축을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 민원 감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세부적인 기준안을 마련하는 한편 보험사는 소비자 보호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민원 발생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업종 중에서도 특히 보험업은 거래 과정과 상품 특성상 민원 발생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보험 민원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9만5000건의 금융권 민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보험 민원의 빈도가 타 금융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데는 무형성·복잡성 등 보험 상품의 본질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보험 민원의 비중이 금융권 전체 민원의 30%에 미치지 않는다. 이는 노력 여하에 따라 보험 민원이 감소될 만한 여지가 상당히 많음을 의미한다.

보험 민원 감축을 위해서는 먼저 금융당국이 현행 민원 관리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보험업계와 공동으로 민원 감축 TF를 구성해 보험 민원 발생원인별 세부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보험 판매와 관련해 상품의 복잡성과 다양화로 소비자 이해도 저하, 인수거절 사유에 대한 고객안내 부실, 철새 설계사 양산 및 승환계약 발생 등이 민원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약자·설계사·임직원이 계약 체결 시 자기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은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한 전자청약을 확대하고 보험계약 청약·승낙 단계 본인 인증 및 자필서명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계약자·설계사·임직원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사는 영업관리자 평가 시 민원 비중을 늘리고 민원 빈발 설계사에 대한 제재 수준을 높이는 등 민원 감축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원 및 영업관리자들의 민원평가 비중을 늘리고 법 위반 민원의 평가 가중치는 확대해야 한다. 또 민원 및 불완전판매가 많은 영업관리자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적용하는 등 자체적 제재 규정도 강화해야 한다.

또 보험계약 관리와 관련해 설계사의 계약 전 알릴 의무, 계약의 실효 부활에 대한 사전안내, 복잡한 계약변경 절차, 제지급 안내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설계사 부실고지 예방 및 고지의무 위반 여부 판단 적합성 제고를 통해 부실계약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또 계약변경 및 실효·부활 안내 프로세스를 강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부활 심사에 대한 객관성도 확보해야 한다. 제지급금 및 보험계약대출 자동해약과 관련해서는 사전 안내를 강화해 제지급금 누락을 방지해야 한다.

이 밖에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보험금 내역 등 상세안내 미흡, 면책 약관에 대한 설명 부족 및 해석 차이, 조사 장기화에 따른 처리 지연 및 안내 미흡 등의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

특히 보상처리 진행 과정에서 안내 미흡으로 인해 보험사 업무처리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저하를 막기 위해 보상단계별 자기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또 자동차보험 보상 프로세스를 체계화해 비정형 사고 과실비율 기준 및 업무 매뉴얼 마련 등 체계적 자동차보험 보상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조사 품질 제고를 위한 손해사정법인 관리도 필요하다. 민원 빈발 손해사정법인에 대한 페널티 부여 등 피드백을 강화해 손해사정법인의 책임감 있는 민원예방 활동을 유도해야 한다.

보험사가 보험 민원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도 필요하지만 보험사의 소비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수다. 과거 금융소비자를 단순한 거래 상대방으로 봤다면 앞으로는 상생의 파트너로 대해야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의 개념도 지금까지 ‘마지못해 하는 불만 처리’라고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 신뢰’라는 무형자본에 대한 투자개념으로 바꿔야 한다.

소비자 보호에 소홀한 금융회사는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노력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순재 세종대 교수는 “효과적 민원 감축을 위해서는 도덕적 해이나 블랙컨슈머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블랙컨슈머 방지를 위해 학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장기적 보험 인식 제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만 한화손해보험 상무는 “보험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 민원 감축이 아닌 전 보험인의 인식 변화를 바탕으로 한 근본적 소비자 보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악성 원의 단속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상승률 1위 전선株, 올해만 최대 320%↑…“슈퍼사이클 5년 남았다”
  • '하이브' 엔터기업 최초 '대기업집단' 지정
  • 의대생 1학기 유급 미적용 검토…대학들 '특혜논란' 시비
  • [금융인사이트] 홍콩 ELS 분조위 결과에 혼란 가중... "그래서 내 배상비율은 얼마라구요?"
  • 옐런 “중국 관세, 미국 인플레에 영향 없다”
  • 15조 뭉칫돈 쏠린 ‘북미 펀드’…수익률도 14% ‘껑충’
  • 깜깜이 형사조정위원 선발…“합의 후 재고소” 등 부작용 우려도 [조정을 넘어 피해회복 '형사조정제도']
  • 베일 벗은 '삼식이 삼촌', 송강호 첫 드라마 도전에 '관심'
  • 오늘의 상승종목

  • 05.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989,000
    • +0.93%
    • 이더리움
    • 4,068,000
    • +0.25%
    • 비트코인 캐시
    • 603,000
    • -0.58%
    • 리플
    • 700
    • -0.57%
    • 솔라나
    • 201,400
    • -0.84%
    • 에이다
    • 604
    • -0.82%
    • 이오스
    • 1,055
    • -2.13%
    • 트론
    • 176
    • +1.15%
    • 스텔라루멘
    • 14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400
    • -2.46%
    • 체인링크
    • 18,250
    • -2.87%
    • 샌드박스
    • 575
    • -0.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