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유동성 위기로 코너에 몰린 동양그룹에 대해 자금난 해소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동양그룹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오너 일가가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받고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에게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주는 등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현재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여신이 2조원에 달하지만 금융권 대출은 소규모 이뤄져 있어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양그룹이 은행권에서 받은 대출규모은 약 5000억원 수준이다. 제2금융권의 동양그룹 여신은 80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일 동양그룹이 오리온그룹의 지원을 받지 못해 채권단 등의 지원 없이 곧바로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금융시스템 위험도는 우려할만 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만나 "만기가 돌아오는 CP를 상환하지 못하면 개인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이 책임지고 그런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너의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CP를 상환하라는 의미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동양레저ㆍ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5개사가 발행한 CP는 1조1000억원어치에 이르며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돌아온다. 당국은 이 중 개인이 매입한 5000억원가량의 CP는 불완전판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동양그룹 측은 오리온의 대주주인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신용을 보강해 총 5000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발행을 검토 중이다.
한편 금융권은 모친이 나선데다 사회적인 분위기 등을 고려해 오리온 측이 일정 부분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사에서 자구 노력을 하고 우리가 도와주면 동양그룹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않게 하려면 오너가 사재 출연 등을 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 책임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동양그룹에 대한 여신이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3일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스스로 알아서 할 문제"라면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형제기업`인 오리온에 손을 내밀었지만 오리온이 잡아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