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글로벌 통화정책과 원화 가치 변동-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

입력 2013-09-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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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침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유럽, 미국, 그리고 일본은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하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3차 양적완화(QE3) 시행, 일본 중앙은행(BOJ)의 자산매입기금 확대 등이 진행됐다.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은 가까운 시일에 종료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예정된 수준인 것 같다.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으로 글로벌 자본흐름에 취약한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한국 경제는 신흥국 대비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여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내 통화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값어치가 올라갈 가능성도 크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물가 불안 완화라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수출 시장 위축이라는 ‘부정적인 면’도 동시에 발생한다. 따라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는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다. 물론 원화 환율은 국내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최선이다.

원화 가치 변동으로 인한 영향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환율 결정 요인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기업의 수입대금 결제, 거주자의 해외투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수익 송금에 따른 외환수요와 수출대금 매도, 증권투자자금 유입 및 해외로부터의 송금 등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이러한 외환의 수급은 국제수지, 국내물가 수준, 내외 금리차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외환 수급만으로 환율 변동을 모두 설명하기는 충분하지 않다. 환율 변동 요인인 경제의 펀더멘탈과 관련 있는 중ㆍ장기 요인과 시장의 기대감이나 국제 금융시장 동향과 같은 단기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 등과 같은 금융시장 동향이 실시간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환율의 결정 과정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먼저, 원화가치가 상승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자. 국내 물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외시장에서 부품 및 소재 등을 수입하고자 할 때 한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동일한 물량이라면 지불하는 대금이 줄어든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상품 및 원료의 가격이 하락하여 국내 상품의 제조원가가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수입물가가 하락하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 하락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국제수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외여행 경비 규모가 원화 가치 상승(환율 하락)으로 인해 줄어들고, 동일한 금액이라면 송금을 위해 필요한 원화 규모가 작아진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빌린 부채가 있다면 금융비용이 크게 감소한다. 종합적으로는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가 개선되어 국제수지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다음으로 부정적인 면을 보면, 국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로 인한 수출 감소다. 여타 경쟁국에 비해 제품 가격이 비싸져서 수출 주문량이 줄어든다. 수출 감소는 수출기업의 이익 감소, 투자심리 부진, 고용 감소,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 소비 위축,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최근 수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민간 소비 규모를 추월하여 수출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상회하였다. 이러한 수출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경제 회복세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함으로써 국내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긍정적인 영향보다 클 수 있다. 또한 수입되는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수입품의 소비가 늘게 되어 수입이 증가한다. 이러한 수입 증가는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간의 연관관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자본이동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원화 가치 하락 등 환율 변동으로 인한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금융 및 실물 경제의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외환 당국의 원화 가치의 안정화를 위한 미세 조정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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