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회장 사퇴 압박… 홍기택 KDB금융 회장의 MB흔적 지우기?

입력 2013-09-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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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KDB금융 회장(산업은행장 겸임)은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활동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이 2010년 12월 발족했을 때 창립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취임 뒤 강만수 전 KDB금융 회장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원리 원칙을 중시했고 산은의 정책금융 기관 본연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만수 전 회장의 산은 민영화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됐다.

산은이 3일 STX그룹의 강덕수 회장 퇴진을 요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취임 뒤 강만수 전 회장의 흔적을 지우는 데 노력했다. 이전에 추진됐던 소매금융 강화 사업은 중단했고 정책금융에 힘을 실었다.

강덕수 회장은 강만수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강만수 전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STX그룹의 위험 징조를 보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기 말인데다 과거 지원 경험도 있어 수면 위로 올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택 회장은 취임 뒤 STX 관련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STX는 들여다볼 게 너무 많다”며 곤혹스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홍기택 회장의 강덕수 회장 퇴진 요구에는 ‘STX 부실 책임론’이 있다고 업계에서 보고 있는 이유이다. 홍기택 회장이 STX그룹 정상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이전 정권과 연관성이 있는 인물이 남아있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산은의 강덕수 회장 퇴진 요구에 이어 경영진도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 이미 채권단과 중공업계 안팎에서는 김대유 (주)STX 사장, 서충일 STX 구조조정기획단장 등이 강덕수 회장에 이어 퇴진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STX 측은 산은의 경영진 물갈이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이번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행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율협약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채권단+회사’에 의한 회생과정으로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채권단이 기존 경영진과 사전 협의도 없이, 자율협약 체결시 관례로 제출한 불평등 확약서를 바탕으로 기존 경영진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을 압박하는 것은 자율협약 체결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고 산은을 비판했다.

그러나 강덕수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새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내정했다. 박 부사장은 오는 9일 이사회를 거쳐 2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신임 대표로 선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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