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책임총리제, 어디로 갔나- 신동민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3-08-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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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각종 국정 현안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뚜렷한 색깔을 보이지 못해 ‘존재감 없는’ 총리로 전락하고 있다. 정 총리는 최근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각 부처를 적극 지휘·독려하겠다거나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옮겨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관계에서는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으로 성실하지만 책임총리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다는 평가다.

사실 정 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책임총리제를 표명하면서 국무위원 제청권과 부처 인사권 등 강한 행정권한을 부여, 그 어느 정부 총리보다 권한이 세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정 총리의 그림자 국정운영은 현 정부에서 조원동 경제수석이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더 존재감이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 총리는 공직사회의 변화와 개혁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공직사회는 탁상행정과 부처 간 이기주의로 국정혼란이 일고 있다. 정 총리가 강한 애정을 드러낸 정부세종청사도 비효율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안전행정부는 좀처럼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연 정 총리가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안행부가 아직 정부세종청사를 거의 내버려두다시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말이다.

최근 정 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옮긴 이유도 금요일에 개최하면 언론이 잘 다루지 않자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 의도였다고 한다. 물론 금요일에 회의를 열면 조간들이 토요일자 신문에 다뤄야 해 보도가 잘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론에 조금 더 노출된다고 정 총리의 존재감이 나타난다는 국무조정실 공무원들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구태를 범하는 것은 아닐까.

책임총리로서 민감한 경제 현안에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성실하다는 평가만으로 책임총리의 임무를 다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이라도 정 총리는 자신의 역할을 신중히 돌아보고 책임총리제 본연의 뜻을 새겨 자신의 철학과 스타일이 반영된 정책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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