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 판매촉진·광고 등에 작년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올 들어 소폭이지만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공격적인 영업으로 저성장 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6월 사이 19조4354억원의 판매·광고비를 썼다. 이는 작년 상반기의 15조59억원에 비해 4조4295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29.5%에 달한다. 무엇보다 판매촉진비가 작년 2조4349억원에서 3조77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57% 증가세를 보였다. 광고선전비 역시 8% 늘어난 2조653억원을 썼다.
이처럼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의 증가가 컸던 것은 회복기에 접어든 소비심리에 맞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등 분야별 선두업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상반기 판매비는 2조9249억원. 이는 작년보다 5.2% 늘어난 수치다. 수입차가 내수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에 맞서기 위한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판매·관리비가 9062억원으로 작년보다 3.8% 증가했다. 특히 광고선전비는 50.3% 늘어난 575억원이나 됐다. 현대중공업은 22.1% 증가한 1조4048억원을 판매·관리비로 사용했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은 올 들어 소비심리가 소폭이지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 이 시점에 맞춰 저성장에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일 내놓은 ‘소비자태도조사’ 보고서를 보면 3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48.1로 전분기 47.3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이 수치는 50을 기준으로 높으면 소비자가 향후 경기상황을 긍정적으로, 이보다 아래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여전히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지만 그나마 4분기 연속 소폭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기회복 지연으로 소비심리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소비심리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