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비상경영위 가동 넉달 “제 몫 했지만, 총수 공백 메우기엔…”

입력 2013-08-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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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경영인들을 중심으로 그룹 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김승연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화의 비상경영위원회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지난 4월24일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홍원기 한화호텔앤리조트 사장 등 3명의 원로 경영인들은 김 회장 공백 장기화에 따른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대학 졸업 직후 그룹에 입사해 30~40년간 일해 온 이들 ‘정통 한화맨’은 비상경영위원회가 꾸려지자 곧바로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각 사업 부문을 세심하게 챙기는 등 그룹 정상화에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이라크, 중국, 일본 등 해외 현장을 누비며 신도시 건설, 태양광 사업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국내에서는 1주일에 한 번씩 여수 등 생산 공장을 직접 찾아 총수 공백 장기화로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현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비상경영위원회의 노력에도 김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실제로 한화는 김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까지 심혈을 기울였던 ‘글로벌 경영’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이라크 재건 사업과 관련한 추가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라크 재건 사업은 김 회장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담판을 벌여 비스마야 지역에 10만 세대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 규모는 국내 기업 최대인 77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말리키 총리는 지난해 7월 김 회장에 100억 달러 규모의 기간 시설 추가 건설사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김 부회장이 이라크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차츰 되살아나고 있는 태양광 시장에서의 대규모 수주 소식도 끊겼다. 한화는 지금껏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태양광에 그룹의 미래를 맡겼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김 회장의 공백으로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한화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가 충분히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김 회장의 공백은 핵심 사업을 추진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건강도 매우 좋지 않은 만큼, 얼마나 이런 상황이 지속될 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해 8월16일 1심에서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에서는 1년 감형된 3년을 선고 받았다. 김 회장은 수감 중 우울증과 호흡곤란 등 건강이 악화돼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현재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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