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장혁 “수애, 다시 호흡 맞추고픈 여배우” [스타인터뷰]

입력 2013-08-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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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기'의 주연배우 장혁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경제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 방인권 기자 bink7119@)

바야흐로 배우 장혁의 전성기다. 데뷔 16년차 장혁은 최근 영화 ‘감기’(감독 김성수)와 MBC ‘일밤-진짜 사나이’를 통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감기’는 지난 14일 개봉과 동시에 30만4502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진짜 사나이’는 일요일 황금시간대 예능 중 가장 핫하다.

‘감기’의 개봉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혁은 설렘 반 긴장 반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여름 촬영한 ‘감기’는 무더위 속 유난히 고생스런 작업이었다. 장혁은 폭염보다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체감했다고 전한다.

“촬영을 하면서도 무서웠어요. 감기 바이러스라는 것이 사스, 신종플루 등 실제 사례가 있어서 그런지 체감이 됐어요.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 상황 속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건장한 성인이지만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아이는 극중 미르(박민하) 같은 상황을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감기 자체도 그렇지만 그로 인해 양산되는 소문, 루머 등도 무섭게 느껴졌어요.”

장혁은 ‘감기’에서 구조대원‘ 지구 역을 연기했다.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알아주는 사람 없다. 그냥 가자”는 인해(수애)의 말에 지구는 “내가 구조대원이잖아. 내가 알잖아 내가”라고 말하는 정의감 높은 캐릭터다.

“지구는 영웅이 아니에요. 재난 상황에서 죄책감과 미안함이 지구를 움직인 힘이에요. 나중에는 미르가 희망이 되어서 지구를 움직였죠. 미르가 없었다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움직였을 거예요. 실질적으로 지구는 소극적이었어요.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해준 것도 없었어요.”

▲영화 '감기' 속 장혁.(사진 = 아이러브시네마)

장혁은 ‘감기’에 출연한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인류 멸망의 위협을 가져온 초유의 재난 상황에서 모든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고, 모두 절박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 특정적인 주인공은 없어요. 재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동선이 있어요. 어떤 관객은 지구에게 초점을 맞출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모성애를 발휘한 인해에게, 어떤 사람은 대통령(차인표)에게 초점을 맞출 수도 있죠. 전 대통령이 제일 멋있었어요. 결정할 수 있는 인물이잖아요.”

장혁은 ‘감기’에서 수애와 호흡을 맞췄다. 그간 수많은 여배우와 함께 했던 장혁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싶은 여배우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수애”라고 말했다.

“수애는 상당히 여성적이에요. 수애라는 배우가 지적이고, 조용하며 차가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입견이 있을 수 있는데 촬영하면서 인간적인 면을 많이 봤어요. 참 성실하고 인간적으로 사람을 대한다고 느꼈어요. 모든 사람이 수애를 보고 기분 좋아했어요. 예쁜 것도 있었지만 그 사람만의 마력이 있거든요.”

요즘 장혁은 다시 군대에 가고 있다. 그는 ‘진짜 사나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군대에 간다. ‘유격왕’, ‘승부욕의 화신’ 등 군대에서 보여진 장혁은 가장 인간적이다. 그가 군대에 다시 간 이유는 무엇일까.

“40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제가 밟아가는 이 길에 발자취가 선명하게 새겨지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30대에 겪었던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었어요. 단순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었다면 쉽게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제가 직접 감독님을 찾아가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또 2004년에 군대 관련 안 좋은 일을 겪고 나서 부모님께 가장 죄송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거든요. ‘진짜 사나이’를 하면서 1주일은 힘들지만 나머지 3주가 보람 있는 느낌이에요. 아내가 반대하지 않았냐고요? 아내는 제 일에 무조건 신뢰해줘요.”

▲영화 '감기'의 주연배우 장혁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경제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 방인권 기자 bink7119@)

1997년, 드라마 ‘모델’로 데뷔한 장혁은 16년 동안 한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 ‘학교’, ‘짱’, ‘화산고’,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불한당’, ‘타짜’, ‘펜트하우스 코끼리’, ‘오감도’, ‘추노’, ‘뿌리깊은 나무’, ‘외뢰인’, ‘아이리스2’ 등 그의 연기 활동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전개됐다. 장혁은 “제 20~30대는 군대 2년 빼고 오로지 현장이었어요”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건설현장 소장직을 오래 하셨기 때문에 자주 못 만났어요. 십몇년 간 해외에 나가계셨고, 1년에 길면 한 달 보거나 아예 못 봤죠. 18살 때가 되어서야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제 어릴 적 꿈은 규칙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직장인, 선생님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현장을 많이 나가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제 아이가 어떻게 느낄지 알고 미안하게 생각해요. 만약 제 아들이 배우를 하고 싶다고 한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적극적으로 권하지도 않을 것 같아요. 저도 20대 초반부터 배우를 해서 그 나이 또래들이 느꼈던 생활을 전혀 경험하지 못했거든요.”

“한 번도 감기에 걸려본 적 없어요”라고 말하며 웃은 장혁은 ‘감기’를 통해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가 보여준 한국영화 흥행열풍을 이을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 누구보다 뜨겁게 촬영현장을 누빈 장혁은 올 여름 관객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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