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배구협회의 무리수

입력 2013-08-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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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과 선수 간의 갈등에 이어 이번에는 협회와 연맹 간의 갈등이다.

오랜만에 배구계에 많은 뉴스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좋은 소식들이 아니다. 흥국생명과 김연경 간의 자유계약선수에 대한 유권해석 문제로 시끄러운 마당에 대한배구협회가 각 구단에 외국인선수 등록 수수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쪽에서는 이미 이에 대해 사전 교감을 나눴다는 입장이고, 다른 쪽에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쪽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말한 사람도 있고 들은 사람도 있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너무나도 다르다.

언급한 바대로 배구계는 아직 김연경의 신분에 대한 이견으로 흥국생명과 김연경이 대립 중이고, 사건의 처리 문제로 협회와 연맹은 여전히 편안하지 않은 날들이다. 서로가 말을 조심하고 무슨 일이든 오해가 없도록 깔끔하게 일을 처리해도 모자랄 판에 협회와 연맹이 반목하고 있는 셈이다.

협회에 돈이 없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인선수 수수료 징수를 통해 유소년 배구 활성화와 프로와 아마추어 배구가 상생할 길을 찾는다는 주장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제는 결국 돈이다. 협회는 대내외적으로 한국배구를 상징하는 단체지만 마땅한 자금줄이 없다. 반면 프로구단들의 연합체인 연맹은 협회와 달리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협회의 수수료 요구는 협회의 대외적 대표성을 이용한 갑의 횡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협회가 국제이적동의서(ITC)를 구단으로 보내지 않으면 구단은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 물론 단순히 확인만 하는 것은 아니다. ITC에는 선수를 포함해 원소속구단, 원소속구단이 속한 협회, 이적할 구단, 이적할 구단이 속한 협회 등 해당자들의 서명이 들어가야 한다. 협회가 사인을 하지 않으면 이적 자체가 성사되지 않는다.

가진 돈은 없지만 갑의 위치에 있는 협회와 가진 것은 있지만 을일 수밖에 없는 연맹 입장에서는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했으니 따르라는 식의 논리는 연맹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4억원에 가까운 돈을 출자하는 만큼 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적어도 알 필요가 있다. 생색을 내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자칫 돈은 연맹이 내고 생색은 협회가 낼 소지도 다분하다. 취지대로만 돈이 쓰인다면 연맹이 이를 위해 돈을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적어도 어떤 사업을 언제 시작할 예정인지, 이를 관장할 부서는 어디인지, 누구를 위해 돈을 쓸 것인지, 예산을 집행할 기관은 어디인지 등은 밝혀야 한다. 아무런 계획이나 청사진도 없이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장 외국인선수 계약 시기가 다가왔으니 이참에 돈을 받아놓자는 의미밖에 안된다. 단순하게 아마추어 배구의 활성화를 위해 쓰겠다는 추상적인 말보다는 협회가 생각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좋은 취지라면 이를 반대할 구단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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