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걸 신드롬’]프로 스포츠 ‘제3의 흥행 카드’

입력 2013-08-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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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농구 치어리더, 격투기 라운드걸·옥타곤걸 ‘섹시아이콘’ 男心 접수

“투수 라인드라이브!”

손아섭(25·롯데 자이언츠)의 잘 맞은 타구가 투수 이재학(23·NC 다이노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경기장은 함성 반, 탄식 반이다. 쓰리아웃 공수교대. 추가 득점에 실패한 이스턴리그는 3회말 수비를 준비한다.

함성과 탄식이 가시기도 전 경기장은 다시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다. 경쾌한 음악에 역동적인 안무가 곁들여진 치어리더들의 응원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S라인 몸매의 치어리더들은 흰 속살을 드러내며 열띤 응원전을 리드했다.

거기에 ‘살인미소’ 더해지니 남성팬들은 흥분을 가라앉힐 여유가 없다. 야구경기에만 몰두하던 아저씨 팬은 물론 엄마 아빠 손에 이끌려 야구장을 찾은 꼬마손님도 흥에 겨워 치어리더들의 안무를 따라해 본다. 19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 프로야구 올스타전 풍경이다.

올스타전은 올해를 빛낸 최고의 야구스타들이 모이는 자리지만 치어리더들의 자존심 대결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올스타전이 열린 19일 오후는 각 구단별 치어리더들의 활약상이 단연 화제였다.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치어리더들의 의상과 안무, 율동, 표정 하나하나까지 실시간으로 네티즌에게 전달됐다. 바로 이것이 이들을 ‘프로 스포츠 제3의 흥행 카드’라 부르는 이유다.

프로야구와 치어리더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인연을 함께 했다. 그러나 당시는 관중을 압도하는 화려한 안무와 퍼포먼스는 기대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치어리더가 프로 스포츠의 흥행 카드로 떠오른 것은 언제부터일까.

1997년 초 프로농구 출범은 치어리더에 대한 오랜 편견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 NBA가 부럽지 않은 화려한 율동과 퍼포먼스는 관중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작전타임과 휴식시간 때마다 코트를 누비며 현란한 춤사위를 뽐내는 치어리더는 이제 프로농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치어리더가 프로야구와 프로농구의 마스코트라면 라운드걸은 프로복싱과 격투기 경기의 감초다. 관중 응원을 주도하는 치어리더와 달리 매회 라운드 시작과 끝을 알리고, 후원 기업을 홍보하는 정도로 비교적 단순 업무지만, 3~5명이 팀을 이뤄 무대에 오르는 치어리더와 달리 링 위를 혼자서 라운드 하기 때문에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게다가 격투기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대부분 남성들인 만큼 부담감은 가중된다.

이와 비슷한 예로 UFC 경기장에는 옥타곤걸이 있다. 팔각 경기장을 라운드 한다고 해서 이름지어진 옥타곤걸은 라운드 걸과 같이 매 라운드 시작과 끝을 알리고 대회 홍보를 담당한다. 단 격투기 경기장 모델인 만큼 치어리더보다 탄탄한 보디라인은 필수다.

모터사이클에서는 레이싱걸이 경기장 밖에서 해피바이러스 역할을 한다. 이들의 역할은 치어리더나 라운드걸과는 전혀 다르다. 레이싱모델로도 불리는 이들은 모터사이클 경기장 등에서 관중 동원 및 후원사의 광고 효과 극대화를 위해 투입된다. 소속팀의 드라이버를 응원하거나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사진 촬영을 돕기도 한다.

레이싱모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기 시작 직전 출전선수의 국가·팀·선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일이다. 드라이버들을 태양으로부터 보호해 주기 위해 우산을 들어주기도 한다.

이들 중 일부는 스포츠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T산업 발달로 인해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프로 스포츠의 제3의 흥행 카드로서 자리를 굳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성상품화라는 지적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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