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기적 새로 쓰자] 불황에 굳게 닫힌 지갑… 고속도로 통행량도 줄었다

입력 2013-07-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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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끊긴 스마트폰 내수… 꽉 막힌 자동차 내수…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막상 찾아와도 가격 흥정만 하다 그냥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뒤섞여 1년 365일 하루도 빠짐 없이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휴대폰 판매점들은 무척 한산한 풍경이다. ‘역대 최저가’, ‘무조건 공짜’ 등의 요란한 문구가 무색하다.

한 휴대폰 판매 직원은 “보조금 규제가 시작된 올해 초부터 손님 발길이 끊어졌다”며 “갤럭시S4 같은 신제품도 잘 안 팔리는 지경”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가장 잘 팔려나갔던 히트 아이템인 스마트폰도 불황에는 속수무책이다. 이 같은 현상은 스마트폰만이 아니다. 자동차 판매도 급감했다. 급기야 고속도로 통행량까지 줄었다. 국민이 덜 쓰고, 덜 입고, 덜 먹고, 덜 다니며 지갑을 꼭 닫은 탓이다.

◇갤럭시S4도 국내선 힘 못쓴다 =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출시 60일 만에 2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운 전 세계 최고 인기 휴대폰이다. 그러나 유독 국내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기존 모델인 갤럭시S3와 비교할 때 국내 판매량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 여파로 시장 규모가 급감한 탓이다. 관련업계는 지난 6월 제조사가 이동통신 3사에 공급한 휴대폰 규모를 170만대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3월과 4월은 상황이 더 나빴다. 이통사의 영업정지 및 정부의 과잉 보조금 규제 강화 등의 요인으로 시장 규모는 150만~160만대에 머물렀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제조사가 매달 이통사에 평균 190만∼220만대의 휴대폰을 공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은 주력 제품 출고가를 10만~20만원 가까이 내리는 고육지책도 썼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이 국내에 출시된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점유율을 유지한다고 해도 전체 시장 규모가 자꾸 줄어드니 내수 위주 기업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단말기 업계는 하반기 LTE-A(어드밴스드)를 앞세워 활로를 기대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시장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의 전망도 좋지 않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최근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률이 한 자리 수에 머물고 3년 뒤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앞으로 4년간 거의 제로성장을 하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 내수시장 부진, 고속도로 통행량도 감소 = 자동차 내수시장도 얼어붙었다. 2011년 157만9674대였던 시장 규모가 2012년에는 154만1715대로 2.4% 감소했다.

올 상반기도 내수시장 감소 추세는 이어졌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조사한 올해 상반기 자동차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67만6823대를 기록했다. 수입차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경차와 소형차, 중형차, 대형차 등 거의 모든 차급의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 중형차 판매가 전년 대비 18.9% 감소했으며 경차도 같은 기간 판매가 17.9% 줄어들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하반기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라”고 주문할 정도다.

현대자동차는 상반기 32만5611대 판매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줄었고 기아차도 22만6404대를 팔아 5.3%나 감소했다. 경쟁사들도 판매량이 10%가량 감소하는 등 내수 하락세가 역력하다. 여기에다 수입차 비중이 12% 수준으로 치솟는 등 국내 시장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신주연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가장 큰 소비층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소비 위축은 고속도로 통행량까지 줄게 만들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고속도로 통행량은 10억3900만대로 작년 상반기(10억7885만대)보다 4000만대가량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통행량이 줄어든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상반기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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