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청스캔들, 미국의 꼼수- 김나은 국제경제부 기자

입력 2013-07-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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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도 하는 수준의 외국 정보 수집이었다.”

이달 초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유럽연합(EU) 사무실을 도청한 의혹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변명은 매우‘심플’하고 차분했다.

어떻게 들으면 ‘미국 혼자 뭇매를 맞는 것’이라는 억울함마저 느껴진다.

지난달 초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알려진 미국의 감시활동이 자국 내 국민과 기업을 넘어 한국과 일본, 유럽 등 동맹국에서도 이뤄졌다는 사실에 전 세계는 경악했다.

도청의 대상이 됐던 동맹국은 배신감에 몸서리를 쳤다.

자비네 로이토이서-슈나렌베르거 독일 법무장관은 “우방국인 미국이 유럽을 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한동안 감시활동과 도청 스캔들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유럽 국가에서도 내가 아침에 무엇을 먹는지, 내가 유럽 지도자들에게 한 발언에 어떤 진의가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여전히 사과할 기색은 없는 눈치다.

변명으로 일관하던 미국이 이제는 도청 스캔들을 덮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 CIA 국장이었던 마이클 헤이든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펼쳤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그동안 해명보다 반박과 변명으로 일관해왔던 미국 정부의 태도 때문에 그의 주장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미국 정부의 주장대로 남들도 다하는 정보활동이 ‘운 나쁘게’ 걸린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못에 대한 인정과 자기반성 없는 변명은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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