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고’에 구현된 토종 CG기술, 세계로 GO

입력 2013-07-1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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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인텔코리아 이희성 사장, 덱스터디지털 이윤석 이사, LG엔시스 김도현 대표이사

풍부한 감정이 스며든 표정, 바람에 흩날리는 80만 가닥의 털. 던지고, 치고, 뛰고, 달려도 어색하지 않은 인간같은 고릴라가 있다. 허영만 화백의 1987년 작품인‘제7구단’을 영화화한 ‘미스터 고’의 주인공 고릴라 ‘링링’이다.

링링은 토종 컴퓨터 그래픽(CG) 기술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링링은 기업 3곳의 기술이 융합돼 탄생했다. 영화제작사 덱스터 디지털과 LG엔시스 그리고 인텔코리아다.

이 세 기업은 11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클라우드 기반의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영화에 적용된 사례'를 소개했다. 국내 영화에서는 미스터 고가 최초로 이 기술을 적용했다.

덱스터디지털(이하 덱스터)의 마케팅부 이윤석 이사는 “국산 기술로 구현한 미스터고의 풀 HD 3D CG는 미국의 기술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이는 세 기업이 기술을 융합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먼저 덱스터는 2차원 화면에 색상, 표면 느낌 등을 입혀 실감나는 3차원 영상으로 만드는 렌더링 프로그램 '질로스(Zelos)'를 개발했다. 디지털로 털을 구현하는 이 프로그램은 세계에서 4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렌더링 작업은 정교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수치를 계산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질로스는 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예를들어 100가닥의 털을 만들기 위해서 실제로 들어가는 데이터는 10가닥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 90은 정교한 가상화 작업을 통해 뻥튀기 하는 식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렌더링을 운용할 수 있는 렌더팜이 없었던 것. 렌더팜은 렌더링 시간을 줄이기 위해 수백대의 컴퓨터를 일정 공간안에 네트워크로 묶어 동시에 작업을 명령하고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컴퓨터 묶음'이다.

질로스가 렌더링 시간을 효율적인 줄였지만 워낙 정교한 작업이기에 600 테라바트의 데이터가 필요했다. 이는 미 의회 도서관 소장 자료의 30배, HD 비디오 10년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를 국내에서 소화 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LG엔시스(이하 엔시스)가 유일했다. 엔시스는 인텔 ‘제온’ CPU 기반의 클라우드 렌더팜인 ‘스마트 렌더’를 서비스 한다. 특히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솔루션 등의 요소를 통합해 안정성을 극대화 했다.

덱스터는 자사가 보유한 있는 렌더팜 1500코어와 LG엔시스가 제공한 5000코어를 모두 합해 6500코어를 돌렸다. 국내 모든 렌더팜의 8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엔시스는 여기에 가상화 기술을 응용해 렌더링 시간을 기존의 반으로 단축시켰다.

이에 대해 삼지 애니메이션 김수훈 대표는 “현실과 같은 캐릭터를 구현해 낸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라며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긴 하지만 이를 구현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영화사의 큰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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