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성용이 한국축구의 전부 아니다- 차상엽 문화부 기자

입력 2013-07-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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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자격을 논하기에 앞서 인성의 문제다. 축구선수 기성용 선수 이야기다.

지난 2007년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일부 대표팀 선수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음주를 한 사실이 적발돼 1년간 A매치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표팀 선수들에게 엄격한 도덕성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지만 축구협회는 결국 징계를 내렸다.

기성용의 이른바 ‘제2의 페이스북 사건’은 비록 본인이 사과를 했지만 SNS 계정을 탈퇴해서인지 사과는 에이전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했다. 당시와는 다르다. 대표선수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은 물론 대표팀 분위기까지 한꺼번에 망가뜨렸다. 자신만 망가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표팀 전체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과거의 음주 사건과는 분명히 다르다.

기성용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뛰어나다. 어쩌면 대체 불가능한 선수이고, 이는 최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민감한 시기에 기사화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리더의 자질을 운운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대표팀 감독을 우회적으로 조롱했다. 목사의 설교 내용이었다는 뻔뻔한 답변으로 감독을 두 번 죽이기도 했다. 그뿐인가. SNS를 탈퇴한다고 밝힌 뒤 곧바로 또 다른 계정이 탄로 났다. 과거 대표팀의 경기력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을 향해 “너네가 한번 가서 뛰어보지 그래?”라고 했던 막말은 이제 애교 수준이다.

협회는 기성용의 이번 행동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기성용이 빠지면 다가올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눈앞의 결과만 봐서는 안 된다. 기성용은 대한민국 축구의 전부가 아니다. 그가 없이도 한국축구는 계속되고 또 그래야만 한다.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더 큰 화로 돌아올 수 있다. 치료의 여지는 남겨 놓아야 하지만 협회가 미래를 위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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