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없어지지 않는 한 ‘보건’ 개념 무의미”

입력 2013-07-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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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정년퇴임하는 ‘금연전도사’ 박재갑 서울대 의대 교수

▲박재갑 서울대 의대 교수는 내달 정년퇴임 후 국립암센터로 옮겨 연구 및 의료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우리 국민을 가장 많이 아프고 불행하게 하는 것은 담배입니다. 담배 피우다가 건강을 해치면 주변 사람들도 같이 불행해집니다. 담배 끊으세요!”

‘금연 전도사’ 박재갑(65) 서울대 의대 교수가 30여년의 교단 생활을 마무리하고 오는 8월 30일 정년퇴임한다.

박 교수는 퇴임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담배의 해악과 금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사람 한 명을 죽이면 구속되는데 담배는 1년에 한국인 5만명을 죽이고 있다”면서 “담배를 없애지 않는 한 이 나라에서 ‘보건’이라는 개념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금연 운동에 본격 나선 것은 암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부터다. 박 교수는 “2000년 국립암센터 원장으로 취임한 뒤 암 유발 요인을 연구해 보니 암으로 인한 사망의 35%가 흡연 때문이었다”며 “담배를 더 공부해 본 결과 담배는 마약이자 독극물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흡연 장면을 퇴출시킨 것을 가장 보람된 기억 중 하나로 꼽았다.

흡연에 따른 폐암으로 사망한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한 배우가 장례식 직후 방송 드라마에 출연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보고는 가만 있을 수 없어 지상파 방송사 사장들과 줄줄이 면담한 끝에 얻어낸 성과였다.

국립암센터 개원을 비롯해 5대 암 검진비용 대폭 인하를 이끌어낸 것도 뿌듯하다고 그는 말한다.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세워 정부를 설득한 끝에 얻어낸 성과예요. 좋은 프로그램을 짜서 국가적 계획으로 발전시키고 전국의 의료 자원을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의사로서 여한이 없습니다.”

박 교수는 “떠난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국립암센터로 다시 적을 옮겨 연구 및 의료활동을 이어갈 계획이고, 제자들에게는 퇴임과 관련한 행사를 열지 못하도록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교육공무원 신분에 묶여 매일 출근했는데 앞으로는 계약직이니까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게끔 계약을 해서 강연 등 금연교육 활동을 더욱더 활발히 하겠다”면서 “퇴임은 절대 끝이 아니다”라면서 환한 웃음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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