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향 안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입주아파트 감소, 매매 대기수요 및 전세 재계약 증가 등으로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4곳, 총 5072가구다. 이는 6월(2만1971가구)에 비해 1만6899가구 감소한 것으로, 작년 같은기간(1만6101가구)과 비교해도 1만1029가구가 감소했다.
수도권의 경우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은 2000년 이후 최저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하반기 입주물량은 서울 1만3664가구, 경기 2만4066가구, 인천 5540가구 등 총 4만3271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 입주물량 6만8175가구와 비교해 대폭 감소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11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월17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2.20% 상승해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2.21%)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입주물량 등을 감안해 볼 때 전셋값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사수요, 신혼부부 수요 등을 감안해 볼 때 신규 전세수요자가 4만5000가구가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7월에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입주가 1곳에 불과한 만큼 입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라며 "따라서 이사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세 물건이 부족해 전세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추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금리로 인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안전한 전셋집을 찾으려는 경향도 심화되면서 전셋값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월세 중심의 공급으로 인한 전세물량 감소의 영향이 적지 않고 저금리 상황에서 월세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수급이 불안정한 데다 전셋값을 떼일 위험이 큰 '하우스푸어' 주택을 피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