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용경색 우려가 커졌으나 인민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사설에서 중국 금융시스템의 자금은 절대 부족하지 않으며 투기 수요와 ‘그림자금융’으로 불리는 비은행권 대출이 결합해 단기 대출금리 급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시중에 자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곳에 자금이 배치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도 이날 2분기 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미세 조정(Fine tunning)’을 언급했으나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인민은행 성명은 유동성 관리를 개선하고 꾸준하고 적절한 신용의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판에 박힌 듯한 수사를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WSJ는 인민은행이 아직은 신용경색 완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은행간 대출시장 금리 기준인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EPO) 금리는 지난 20일 10.77%를 기록했다. 이는 2주 전에 비하면 세 배 가까이 오른 것이며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 대형은행의 한 임원은 “인민은행이 지금까지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은 것은 중국 지도부가 그림자금융에 따른 신용버블 위험을 줄이기로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편 인민은행은 공상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중소은행 대출을 유지하도록 지시해 유동성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은행들의 이른바 ‘자산관리상품’ 상환 규모가 이달 말에 1조5000억 위안(약 282조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은행간 대출시장 자금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신용경색과 함께 경기둔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HSBC홀딩스와 영국 마킷이코노믹스가 공동 집계한 6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8.3으로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system)
은행의 일반적인 대출 외에 ‘고위험·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기관을 통해 유동성이 창출되는 시스템.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2008년 9월 처음 사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