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1일 민간 차원의 접촉을 시도하는 북한에게 한국정부를 상대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안뜰인 녹지원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민간단체를 빨리 보내라’, ‘6·15 기념행사도 하게 해줘라’ 같은 모순된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빨리 북한은 정부를 상대로 대화를 시작해라’ 이렇게 해야 일이 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개성공단 기업인 및 관리위원회 관계자들과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북한 측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우리 측 일각에서 주장하는 6·15 남북공동행사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진짜 입주한 우리 국민들을 생각했더라면 하루아침에 공단에서 인원을 철수시킬 수는 없다”면서 “그래 놓고 지금 와서 정부는 상대하지 않고 민간을 상대로 자꾸 오라는 식으로 하면 누가 그 안위를 보장할 것이냐”고 우려했다.
개성공단에 잔류했던 마지막 7인의 철수 당시를 회고하면서는 “저는 더 조마조마해서 인질이 되는 것 아니냐 해서 아주 긴박했던 순간이었고 참 상상하기 싫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번 개성공단 사태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어느 순간 모든 합의가 물거품이 되는 것을 봤다. 이 때문에 그 합의를 믿고서 투자했던 입주업체는 더 큰 손해를 보게 된 것”이라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인이 무슨 죄인인가. 무슨 일이 생기면 정부가 나서서 미수금을 전달하고 국민들이 다칠까봐 빼내도록 하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정부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고 ‘왜 대화를 정부하고 안하느냐’ 이렇게 하는 것이 개성문제를 포함해 남북 간에 신뢰를 구축하면서 정상적 관계가 발전해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북한이 자꾸 도발하지 않고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한번 의지를 가지고 나서겠다는 올바른 방향을 보인다면, 그때부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할 수 있고 공동번영의 길로 갈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