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재계 마당발]전기료 2500만원, 혹시 아이언맨?

입력 2013-05-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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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전력도 모자라는 판국에 원전까지 망가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기업도 눈치를 봐가며 냉방을 실시한다. ‘내 돈을 내고 내가 전기 쓴다는데…’라는 말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는 세상이다.

서울시는 최근 관내 대학과 병원, 호텔, 백화점, 대기업 등 5개 분야의 에너지 다소비 건물 100곳을 공개했다.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곳은 예상대로 대학교와 병원이다.

대학의 경우 실험 및 계측기기, 서버 등에 필요한 전력이 만만치 않다. 원활한 기기 가동을 위해선 일정한 온도도 유지시켜야 한다. 학생들의 학업과 교수들의 연구 일정 탓에 24시간 대학은 풀 가동되고 있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충분한 전력 사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호텔과 백화점, 대기업 사옥은 사정이 다르다. 전기를 물 쓰듯 하는 이들의 행태는 공감을 얻기 힘들다.

대형 건물의 냉난방 에너지는 전기와 가스, 석유 등이다. 그러나 최신식 대기업 사옥은 석유보다는 전기와 가스를 사용한다. 말끔하게 지어진 사옥 위로 연기가 솟아오르면 흡사 공장과 같은 분위기가 날까 걱정해서다.

서울의 한 대학은 에너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LED 조명교체와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전력 소비량을 3.6% 감축하면서 연간 7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줄였다. 금액이 크든 작든 에너지를 아껴보려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나라 경제를 위해 매진하는 대기업도 전기를 넉넉하게 쓸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효율화에 대해서는 그리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기업 사옥이 전기를 펑펑쓰는 것도 모자라 얼마 전에는 재벌가의 가정집 전기 씀씀이도 논란이 됐다.

한 재벌가 자택의 한 달 전기요금이 2500만원에 달했는 소식은 온라인 세상의 화제가 됐다. PC 100여대와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하는 게임방도 한 달 전기요금은 3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한 네티즌은 “재벌가 집에는 전기로 충전하는 아이언맨이 있나 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겨울, 난방비 몇만원이 없어 매서운 한기의 냉방에서 생을 마감하는 노인이 존재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 속에서 대기업은 동반성장을 외친다. 회사에서 동반성장을 외쳤던 재벌들은 집에 돌아가 매월 수천만원의 전기를 펑펑 썼다. 진정한 동반성장은 사회가 겪고 있는 고민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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