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홍보모델’ 비주얼만 있고 스토리는 없다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05-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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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홍보모델. 왼쪽부터 허윤경, 김하늘, 김자영(사진=KLPGA)

“비주얼은 있고 스토리는 없었다.”

9일 공개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ㆍ이하 협회) 제5대 홍보모델 명단과 사진을 본 냉정한 평가다. 협회는 지난해 언론사와 타이틀스폰서, 여자프로골퍼(2013시즌 시드권자)의 투표를 거쳐 홍보모델을 선발했다. 후보는 KLPGA투어 상금랭킹 50위 이내 선수들이었다.

김자영(22ㆍLG), 김하늘(25ㆍKT), 김혜윤(24ㆍKT), 양수진(22ㆍ정관장) 등 9명이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이다. 협회가 공개한 홍보모델의 사진은 골프웨어 컷과 스포츠웨어 컷, 드레스 컷이다. 필드에서 보던 활동적인 모습뿐 아니라 여성스럽고 섹시한 모습까지 볼 수 있어 새롭게 느껴진다.

협회는 이 사진을 KLPGA 및 KLPGT 사이트, 온라인ㆍ모바일, 소식지, 연하장, 캘린더, 월페이퍼ㆍ스크린세이버 등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많다. 선수들의 비주얼은 충분히 강조됐지만 스토리는 어디에도 없다. 단팥빵에 팥이 빠진 느낌이다. 선수들의 스타일도 천편일률적이다. 누구에게도 개성은 없어 보인다. 너도나도 비주얼만을 강조한 탓이다.

요즘은 운동선수도 비주얼이 강조된다. 스포츠팬은 물론 스폰서와 각종 미디어의 노출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는 경기력 못지않다고 말하는 선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기업의 후원을 받아야 하는 골프선수는 외모에 대한 압박이 더 심하다. 매년 성형외과를 찾는 운동선수가 증가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양수진도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성형수술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비주얼만 강조한 홍보모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 홍보모델을 선발했던 2009년부터 변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홍보모델 선발기준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단순히 비주얼이 좋은 선수들인지, 아니면 사연이 있는 선수들인지, 인기순인지, 성적순인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다.

미녀선수를 홍보모델로 선발했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비주얼만 있고 스토리가 없다는 것은 문제다. 예를 들어 한ㆍ미ㆍ일 3국 투어를 모두 경험한 선수, 혹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정상에 우뚝 선 선수, 경기력에 걸맞은 매너를 지닌 선수, 남모르게 선행을 실천해온 선수 등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가 뒷받침됐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협회의 노력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외부인에 의존한 홍보모델 선발도 문제다. KLPGA투어 홍보 및 활성화는 협회의 일이다. 당연히 선수들의 스토리텔링도 협회에서 발굴ㆍ제작했어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누구보다 선수들과 가깝다. 결코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 모델이라고 해서 반드시 비주얼만을 강조한 유형을 모델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경기력, 매너, 경력, 사생활 등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형의 모델도 필요하다.

비주얼이 투어 흥행의 보증수표도 될 수 없다. 잠깐 눈요기꺼리는 될 수 있어도 오래도록 사랑받는 스포츠스타는 될 수 없다. A라는 선수를 말할 때 이야기꽃이 활짝 필 수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협회의 업무다.

비주얼이 경기력을 압도할 수는 없다. 불리한 신체조건으로 세계기록을 수립한 선수, 장애를 딛고 정상에 선 선수, 비록 정상은 아니지만 오래도록 꾸준한 성적으로 보답하는 선수…. 이보다 더 좋은 이미지메이킹이 있을까. 차기 홍보모델, 새로운 발견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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