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해외공사 저가수주 논란 가열

입력 2013-04-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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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중공업-삼성물산, 저가·덤핑수주 놓고 공방

건설업계의 해외공사 ‘저가수주’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과거 해외건설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건설산업의 역군으로 칭송받던 기업들이 이제는 저가·덤핑수주로 산업 경쟁력을 악화시킨 주범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최근 STX중공업은 지난달 삼성물산이 호주 광산 개발 ‘로이힐 프로젝트’의 인프라 건설공사를 수주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STX중공업은 “삼성물산이 오직 자사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해 상도의와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리고 막대한 국부의 유출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삼성물산의 과당경쟁 조장을 통한 국익 훼손 행위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번 수주에 실패한 뒤 이희범 STX중공업·건설 회장은 “상도의가 땅에 떨어졌다”며 크게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호주 광산 개발 공사는 57억달러(한화 약 6조5000억원) 규모로 국내 업체들이 지금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 네번째로 큰 규모다.

STX는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년 이상 수주를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이들이 속한 STX·포스코그룹은 광산 개발 지분까지 갖고 있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지만, 이들보다 6억달러 이상 낮은 공사금액을 제시한 삼성물산에 밀려 패배를 맛보게 됐다.

STX중공업 관계자는 “우리가 실사를 통해 책정한 금액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고의적인 저가수주를 의심하게 됐다”며 “억울한 면이 많지만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정당하게 수주한 것으로 절차상 하자가 전혀 없으며, 앞으로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통해 저가수주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건설에 발목이 잡혀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저가수주 문제가 업계 최대의 현안으로 부상했다.

GS건설은 UAE 루와이스 정유플랜트 등 6개 현장에서 총 5290억원의 손실을 입은 여파로 올 1분기 53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미국 다우케미컬의 염소 프로젝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마덴의 철강 프로젝트 등의 손실로 1분기 219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에서도 그간 양적 성장에 치중해온 해외건설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건설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외국에서 수주시 덤핑 등으로 서로 손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만 가지고는 부가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플랜트 건설을 할 때 기획부터 건설·운영까지 맡게 되면 상대국에서도 좋고 우리도 좋은, 수준 높은 건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즉각 ‘투자 개발형 해외 건설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기술과 금융을 제공해 수주와 연결하는 패키지형 인프라 수출 등을 골자로 한 ‘2013년도 해외건설 추진계획’을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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