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에세이]평창을 노리는 스키점프- 김흥수 전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코치

입력 2013-04-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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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K-125 경기가 열리고 있는 알펜시아 스타디움 점핑장입니다. 대한민국 희망찬 선수가 스키점프 최강국 오스트리아의 그레고르 슈리렌자우어 선수를 1차전에서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차전 마지막 주자로 나섰습니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설상종목 첫 메달이 기대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김흥수 감독이 희망찬 선수와 눈빛을 교환하고 출발신호로 태극기를 힘차게 내립니다. 희망찬 선수 힘차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도약과 함께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스키점프는 1991년 전북 무주에서 첫 선을 보였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했다. 자연히 시행착오도 많았다. 다른 종목이라면 선배들을 따라하는 틀이라도 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이 국내 최초였기에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다.

어려운 출발이었지만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기록들을 차례로 세웠다. 동계U-대회에서 설상 종목 최초로 메달을, 그것도 금메달을 수차례 땄다. 세계 최고라는 일본보다 수십년 늦게 시작했지만,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도 땄고 올림픽 수준의 월드컵 경기에서도 톱10에 진입했다. 이 모든 것이 도입 이후 10년 내에 이룬 성과들이었다.

지속적으로 유럽의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잘하는 선수들을 목표로 삼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우리도 모르게 진화했고 우리 선수들 사이에서도 무한경쟁을 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언급한 대로 스키점프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뉴스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언론에 노출됐고 영화까지 만들어지며 엄청난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 인기와 관심이 지금까지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감사할 따름이다.

아쉬운 점은 스키점프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회를 제대로 못 살렸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대표팀 이후를 책임질 꿈나무들에 대한 육성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현 대표선수들조차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과연 우리가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다.

물론 절망만 할 것은 아니다. 스키점프는 경쟁력을 충분히 증명했다. 다른 종목과 비교해 신체조건도 유리하다. 스키점프는 동양인 체격에 적합하다. 그동안 직접 체험하고 느끼며 터득한 노하우도 축적돼 있다. 강원도 알펜시아에 점프대가 있어 언제든 훈련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는 세대들을 위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국제경기에 참가해 경쟁력을 키운다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의 잔치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새롭게 틀을 짠다면 2018년 평창에서의 메달 획득은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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