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 치 앞도 못본 건설 애널들 - 설경진 시장부 기자

입력 2013-04-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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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만 해도 찬양 일색이던 증권사들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실적악화 리포트를 내놓고 이게 말이나 됩니까. 애널리스트들에게 배신감까지 느낍니다.”

모 유명 증권사이트의 GS건설의 종목 게시판에 올라온 투자자들의 글이다. 실적개선을 예고하던 애널리스트들이 돌변하자 이 사이트의 게시판은 성토장이 됐다.

당초 약 5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하기 전날까지만 해도 애널들은 GS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을 520억원(컨센서스 기준)으로 내다봤다.

그 어떤 증권사도 GS건설의 정확한 손실을 얘기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GS건설 실적 발표 보름 전에 메리츠종금증권은 리포트에 “올해 해외수주 모멘텀과 특화사업 확대가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내놨다.

지난 2월 한화투자증권 역시 “대형공사 수주 모멘텀과 해외 악성 사업장의 잠재부실 정리가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그렇다면 증권사 애널들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 투자자를 악몽에 빠뜨린 1차적인 책임은 GS건설이 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동안 호재만 내놓았을 뿐 악재는 숨겨온 각 증권사 애널들에게도 2차적인 책임이 있음을 느껴야 할 것이다.

실적 발표 이후 건설 담당 애널들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너도나도 GS건설에 피해를 입은 것처럼 질타하기 바쁜 모습들이다.

한 건설업종 애널은 “솔직히 말하면 저희도 실적을 맞히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에서 제대로 얘기하지 않으니 알 길이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만 할 뿐이다.

애널들의 추천 리포트를 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바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비단 GS건설뿐만은 아니다. 장이 오락가락하며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을 왜 애널들 말을 믿고 사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고 난 후 목표가를 내리는‘사후약방문’식 리포트는 증시 발전을 저해하는 손톱 밑 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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