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6개월째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현재 경기에 대한 새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각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는 새롭게 정권을 시작하는 만큼 경기부양의 의지가 강한 반면, 한국은행은 하반기 경기반등의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는 설명이다.
최근 환율상승 및 주가하락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체감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뒀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박근혜 정부와의 정책조율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 경제정책의 큰 틀을 같이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우세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새 정부와의 정책조율 이라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컸다”며 “하지만 한국은행은 예상과는 다른 결정을 했고, 이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추후 발표되는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의미있게 봐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성장률을 수정하더라도 0.2%포인트 이상 낮출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오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시장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대대적인 경기부양과 추경에 따른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뒀다”며 “향후 정부의 경기부향 효과 및 지표의 흐름이 앞으로의 금리인하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기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의 원인”이라며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경기가 안 좋은 것에는 동의를 하지만 한국은행은 하반기 반등의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시장금리를 보면 이미 많이 내려와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이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와 한국은행간 경기관의 차이가 드러난 결과”라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를 그리 나쁘게 보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 정부는 앞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3%로 대폭 낮춰 추경의 가능성도 열어 놨다”며 “하지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기준금리 인하를 실기했다는 잘못을 인정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소폭 내린 것은 하반기 경기가 반등할 수 있다는 생각이 큰 것”이라면서 “양적완화 조치를 조기 종료하려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도 박자를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