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저가수주 공포에 떤다

입력 2013-04-1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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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영업손실 쇼크..1분기 영업손실 5355억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2~3년간 해외 플랜트 수주를 급격히 늘리면서 외형확장에 성공했지만 최근 수익성이 낮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로 중동지역에서 저가 수주한 공사가 최근 본격화되면서 수익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시공능력 4위의 GS건설은 10일 영업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535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또 상반기에만 6744억원, 하반기에는 1244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올 한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GS건설은 "현재 해외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플랜트, 환경 사업의 상세설계 진행 및 원가점검 결과, 예상 원가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발주처와의 협상도 진척이 예상보다 미흡해 리스크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무리한 저가 수주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대형건설업체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과당 덤핑이 많았는데, 그 여파가 지금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선 해외에서 가장 큰 적은 국내 업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누가 봐도 무리인 저가 수주에 나서는 곳도 있어 수익성 악화가 이전부터 예견됐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GS건설뿐 아니라 대형건설사들은 해외건설의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건설사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에 주택시장에 상장된 7개 대형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15.07%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 7.5%가량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3.85% 줄었고 GS건설은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46% 감소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탓도 있지만 해외사업 수익률 저하도 현실화되고 있다는 게 보편적 평가다.

국내 건설산업의 해외성장판이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해외 수주로 확보한 공사에서 수천억원의 원가 손실이 발생해 그룹 차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부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700억달러로 잡고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덤핑 경쟁과 원가 급등, 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풍요 속 빈곤' 상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해외건설 수주가 많이 확대됐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수익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업체들간 불공정한 출혈 경쟁을 자제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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