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 10주년 CEO서약식]“윤리가 경쟁력… 함께 달려온 10년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입력 2013-03-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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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SM포럼 조동성·남승우 공동대표 인터뷰

기업의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시작된 ‘CEO 서약식’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다. 이 행사는 윤경SM포럼 발족을 기념하는 행사로 출발했다. 이에 윤경SM포럼은 28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0주년 기념 2013년 윤경CEO 서약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기업CEO를 비롯해 국회의원, 정부부처 관계자 등 11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윤경SM포럼 공동대표인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과 조동성 서울대학교 교수, 윤상직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김정록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윤리가 경쟁력이다’라고 적힌 주황색 및 녹색 보드를 들고 “윤리가 경쟁력이다”라고 힘차게 외쳤다. 이어 보드 뒤편에 서명을 통해 윤리경영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들은 또 윤경SM포럼 선언문인 ‘우리의 다짐’을 외치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윤경SM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오른쪽)과 조동성 서울대학교 교수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2013년 윤경 CEO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투데이는 이날 윤경SM포럼 공동대표인 남 사장과 조 교수, 두 사람을 모두 만났다. 두 사람은 이 행사에 대해 기업의 윤리경영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 사회 발전을 이루는 데 초석이 되길 바라는 뜻을 내비쳤다.

조 교수와 남 사장은 ‘윤경’이‘윤리경영’의 약자가 아니라 ‘윤리가 경쟁력이다’의 약자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윤리경영이 곧 경쟁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남 사장은 “윤경SM포럼은 2002년 한국이 윤리경영 불모지일 때 ‘윤리가 경쟁력’임을 믿는 기업인, 시민단체 대표, 학계가 모여 발족한 순수한 민간 주도의 윤리경영 확산 운동”이라고 윤경SM포럼을 소개했다.

윤경SM포럼의 탄생은 IMF 위기 이후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당시 윤리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선입견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리적이고도 충분히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기업사례를 개발해 공정하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기업 스스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조 교수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기업들은 정부지원, 국내시장 보호를 원했고 불량제품을 애국심에 호소해 판매하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영업 활동을 해왔다. 1999년부터 산업정책연구원에서 윤리경영을 기업위기를 돌파하는 전략으로 삼게 돼 2003년 2월부터 시작하게 됐다.”

숨 가쁘게 달려온 윤경 10년. 그동안 윤경SM포럼이 거둔 크고 작은 성과도 많다. 남 사장은 “제1회 서약자 인원이 15명으로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규모가 됐고 정부도 윤리가 경쟁력이라는 우리 취지에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며 “역대 가장 많은 정부 관료와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10주년 행사가 됐다”고 윤경 10년에 대해 말했다.

조 교수 역시 “함께 달려온 지난 10년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며 “윤리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조금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리경영에 서약하는 CEO들의 숫자가 윤리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바로미터라는 느낌이 든다”면서 “올해 110명이 넘는 역대 최대 인원을 기록했다. 해마다 서약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윤리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뜨거워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경SM포럼의 두 공동대표는 CEO 서약식과 포럼을 진행해오며 뼈 아프게 느낀 것들이 많다. 국내 윤리경영이 국외와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많은 탓이다.

남 사장은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소신을 밝혔다. “사전에 방지하지 못해 발생한 윤리적인 이슈에 대해 은폐나 변명을 하려고만 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단점을 노출해 더 큰 명성을 얻은 해외 기업들의 윤리경영 성공 사례와 같이 떳떳하게 공개하고 그 부분에 대해 개선·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면 이해관계자들에게 더욱 투명한 기업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조 교수는 “기업 윤리가 잘 발달한 핀란드에서는 윤리경영이란 과목이 존재할 수 없다”는 설명을 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는 윤리경영이라는 과목이 경영대에서 중요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학계·각종 단체가 요구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우리가 윤리경영 사회로 못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언이다.

반면에 해외에 자랑할 만한 윤리경영 문화도 있다. 조 교수는 “국제투명성기구(TI·Transparency International) 부패지수, 뇌물공여지수 등을 발표하는 조직이 있는데, 이 단체의 창업자 피터 아이겐(Peter Eigen)과 세미나를 같이한 경험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당시 피터아이겐에게 윤경 CEO 서약식을 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전 세계에 이런 서약을 하는 CEO는 존재하지 않는데 한국이 유일하다고 하더라. 예컨대 미국 CEO가 나서 윤리경영 서약을 하려고 하면 기업 법률자문이 나서서 못하게 한다고 한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한국 CEO들의 대담함과 윤리경영에 대한 충분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사건을 통해 조 교수는 윤경 CEO 서약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았다. 윤경SM포럼의 폭을 넓혀 내년부터 중국과 일본의 기업인 등 해외 CEO들도 참여시킨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윤리경영의 국제화. 그 중심에 윤경 CEO 서약식과 윤경SM포럼이 있길 그는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두 공동대표에게 윤경SM포럼의 궁극적인 목표를 물었다. 남 사장은 “투명하고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기”라고 답했다. 그는 “윤리경영의 핵심인 공정·투명경영 개념은 최근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나 동반성장과도 근본적인 맥락을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 사장은 “기업이 윤리적이고 지속경영을 하는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윤리경영·지속경영은 물론 이러한 기업들이 바로 투명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조 교수는 “윤리경영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게 윤경SM포럼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윤리경영을 내세우는 게 하나의 사회적 이슈가 되었지만 정상적인 사회에서 윤리는 기본이지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라면서 “더는 윤리경영이라는 단어가 의미가 없어지도록 윤경포럼이, 윤경CEO서약식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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